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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혁신 위한 경쟁 절실한 보험산업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보험사 수 적고 공급체계도 경직

소형회사 자본규제도 혁신 막아

시장빗장 열어 소비자요구 응해야





최근에 화제가 된 단기납 종신보험은 생존 보장 수요가 커진 소비자의 변화된 요구에 보험회사가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보장성 상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미리 낸 사망 위험 보험료로 구성된 적립금의 원리금이 보험료 원금 회수는 물론 이자가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도록 설계돼 소비자가 원래 목적인 사망에 대비해 상품을 유지하는 것보다 중도에 해지해 목돈을 챙기는 게 유리한 저축성 보험에 가깝다. 그렇다면 왜 자동차보험과 같은 보장성 종신보험이 보험금 수령을 위한 상품 유지보다 중도 해지가 유리한 저축성 상품이 됐을까. 현재 보험 시장에는 소비자의 소득 보장 요구에 대응할 경쟁력 있는 저축성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를 종신보험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비단 종신보험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구와 기후 변화 그리고 기술 변화로 소비자의 요구와 행동이 과거와 다르게 크게 변화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지금의 보험 공급 체계는 경직돼 있다. 불행히도 공급이 유연하게 바뀔 여지도 많지 않아 보인다.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보험회사 수가 많고 다양해야 한다. 한국과 비교해 보험 시장 규모가 큰 나라는 물론이고 시장 규모가 비슷하거나 작은 곳에서도 우리보다 더 많은 수의 보험회사가 시장을 세분화하며 영업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국내 보험시장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회사 수에서 큰 변화가 없고, 모두가 비슷비슷한 상품을 팔고 있다. 외국계 보험회사의 시장 철수에 따른 몇 건의 인수합병을 제외하고는 보험회사가 시장을 빠져나간 사례도 거의 없다. 재보험 이외에 시장 내 구조조정 수단이 없어 보험회사 자체의 사업 부문 구조조정도 쉽지 않다.



게다가 진입 단계의 규제 완화는 활발하지만 진입한 후에는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종합보험회사로 전환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신시장에 진출할 때 기존 보험회사의 사내 겸영을 허용하는 규제 환경도 특화 시장의 혁신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제도적으로 시장을 구분하고 있는 보증보험이나 재보험을 제외하고는 특화 보험회사가 주도하는 신시장을 국내 보험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신시장에 진입한 소규모 회사에는 규모에 비례해 규제 수준을 낮춰 그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경쟁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일단 진입하면 대형사에 맞춰진 무거운 자본 규제 등을 소형 보험회사도 준수하라고 요구하는 한 특화 시장에 진출한 신규 보험회사의 경쟁력 유지를 기대하기 힘들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보험회사의 신규 시장 진출에는 별도 법인·브랜드 방식으로만 진출을 허용하는 해외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신시장에 진입한 신생 회사에는 빅데이터 우선 활용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정체 상태에 있는 보험 산업과 공공 부문의 데이터 공유를 활성화해 혁신을 촉진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보험회사의 재무 건전성 유지, 예금자보호제도,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제도의 진전 등 시장 여건이 성숙할수록 그동안 여건이 되지 않아 닫아뒀던 경쟁 시장의 빗장은 활짝 열어 더 많은 보험 공급자가 변화된 소비자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게 해야 한다. 지금 한국 보험 시장에는 혁신을 위한 경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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