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이후 지속되는 정치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 3월 전국 아파트 분양 실적률이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예정된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 총 2만 4880가구 중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9699가구(일반분양 8838가구)로 분양 실적률은 39%에 그쳤다. 지난달에도 1만 2676가구가 분양 예정이었으나 5385가구만 실제 분양으로 이어졌다. 두 달 연속 분양 실적률이 절반을 밑돌며 분양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9일 국토교통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준공 후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매입한다고 밝혔으나 혹시 모를 미분양 위험에 건설사들은 공급 시기를 늦추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한화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경기 고양시 ‘고양 더샵포레나 원와이든(2601가구)’과 두산건설의 경기 남양주시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는 이달 분양 예정이었으나 4월로 일정이 연기됐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사인 인천 미추홀구 ‘시티오씨엘 7단지(1453가구)’ 역시 다음 달로 분양이 미뤄졌다. 현대건설이 경기 의정부에 공급 예정인 ‘힐스테이크 회룡역 파크뷰’는 분양 시기가 6월까지 밀린 상태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판결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분양 시장 위축 이유로 꼽힌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탄핵 정국 이후 지속하는 정치 불확실성 속에서 건설사와 수요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며 판결 이후로 의사 결정을 늦추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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