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와 태국을 강타한 규모 7.7 강진 당시 태국 산모가 대피 과정에서 건강한 여아를 출산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 28일 태국인 칸통 샌무앙신(36)씨는 방콕 경찰병원에서 정기 검진 중 강진을 맞았다. 갑자기 찾아온 진동과 함께 진통이 시작됐다.
병원 의료진은 신속히 샌무앙신씨를 계단을 통해 대피시켰다. 5층에서 계단을 내려오던 중 양수가 터져 상황이 더욱 긴박해졌다. 당시 샌무앙신씨는 "아기에게 아직 나오지 말라고 부탁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으로 1층 로비까지 무사히 이동한 샌무앙신씨는 그 자리에서 딸을 출산했다. 그는 "침대에 눕혀져 많은 의료진에게 둘러싸였고, 바로 아이를 낳았다"고 전했다.
현장 영상에는 병원 1층 로비에서 의료진들이 산모의 출산을 돕는 모습과 이후 산모와 아이가 야외 침대에서 휴식하는 장면이 담겼다.
직장에 있던 남편은 출산 현장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샌무앙신씨는 "딸이 태어나자 흔들림도 멈췄다"며 무사 출산의 기쁨을 표현했다. 부부는 아직 아이 이름을 짓지 않았으나, 지진과 관련된 이름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28일 발생한 미얀마 중부 강진으로 미얀마에서는 1644명이 사망하고 3408명이 부상했다. 태국 방콕에서도 건물 붕괴로 1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매몰됐다. 인근 지역에서 추가 사망자 7명이 발생했으며, 83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만 명 이상으로 증가할 가능성을 71%로 추산했다.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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