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지난해 사상 두 번째 규모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테크 굴기를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도약하고 지능형 차량 솔루션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낸 결과다.
화웨이는 31일 발표한 2024년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4% 증가한 8621억 위안(약 175조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사상 최대였던 8914억 위안에 근접한 수치다.
분야별 매출액 증가율을 보면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사업 4.9%, 단말기 등 터미널 38.3%, 클라우드 컴퓨팅 8.5%, 디지털 에너지 24.4%, 지능형 차량 솔루션 474.4%, 기타 79% 등으로 고르게 성장했다.
독자 기술 개발의 성과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기술 제재로 2020년 2분기 세계 1위까지 올랐던 스마트폰 사업이 추락하며 매출 하락을 겪었으나 2023년 ‘메이트60프로’를 필두로 사업이 정상화되며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트리폴드폰(두 번 접는 폴더블폰)을 선보였고 같은 해 12월에는 두바이, 올해 2월에는 말레이시아 등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해외시장에서 영광을 재연하고 있다.
통신장비 분야에서도 화웨이의 5세대(5G) 장치는 전 세계 모바일 네트워크의 48%를 차지했다. 지난해를 5.5세대로 불리는 5G-A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고 전 세계 200개 이상 도시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을 늘리고 있는 지능형 차량 솔루션 분야의 경우 지난해 첫 흑자를 냈다. 지난해 부품 출하량은 전년 대비 7배나 급증한 2300만 개를 기록했고 15개 파트너 모델이 시장에 출시됐다.
중국 기술 자립의 첨병으로 꼽히는 화웨이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1797억 위안(약 36조 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연간 매출액의 약 20.8%를 차지하며 지난 10년 동안 누적 R&D 투자액은 1조 2490억 위안(약 25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R&D 직원은 약 11만 3000명으로 전체 직원의 54.1%를 차지했다.
순환회장을 맡고 있는 창업자 런정페이의 장녀 멍완저우는 “올해 화웨이는 다양한 관리 시스템과 사업 활동에서 품질로 승리를 더욱 강화하고, 품질 목표를 견지하며, 품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