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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이제 尹 얘기하기도 싫어" 집회 참석자들마저 "지친다"

[헌재 최장 숙고에 피로감 '한계']

법조계 "4월 4일·11일 유력" 관측

일각선 18일까지 장기화 전망 나와

근거없는 추측성 정보에 혼란 가중

소음·긴장감 시달리는 경찰 번아웃

서울 차출로 숙박비만 13억 넘어

29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참석하에 열린 야5당 대통령 탄핵 촉구 사전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각종 설과 추측들이 난무하자 시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선고 기일이 4월 초에서 중순 사이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4월 18일까지 심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선고 기일 지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헌재 일대를 경비하는 경찰도 ‘번아웃’(탈진)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변론을 종결한 이후 한 달 넘게 평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는 변론 종료일로부터 각각 14일, 11일 만에 선고가 이뤄졌지만, 윤 대통령 사건은 이미 이 기간을 훌쩍 넘어섰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4월 4일과 11일이 선고 기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일부 재판관이 쟁점에 대한 추가 검토를 요청하거나 의견 조율이 길어질 경우 선고가 4월 18일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만일 4월 18일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으로 헌재는 6인 체제로 전환돼 심리와 평결이 사실상 중단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마은혁 후보를 새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면 ‘7인 이상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한 헌재 심의 정족수 문제가 해결되지만 이 역시 정치적 부담 등으로 불투명하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수주째 찬반 집회가 이어지면서 집회 참석자들도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지쳐가고 있다. 이달 29일 보수집회에 참여한 70대 유 모 씨는 “지방에 거주하기 때문에 매주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오는 것도 힘겹다”며 “바로 기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선고가 지연되고 있으니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진보집회 참석자인 박 모(32) 씨도 마찬가지로 “이정도로 오래 걸릴 지 몰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갔던 것인데 날이 풀리면서 체력도 같이 바닥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속칭 ‘찌라시’라고 불리는 카카오톡 채팅방 등에서 무분별하게 돌아다니는 정보글들도 시민들의 피로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헌재가 평의에 들어간 이후로 선고 기일이 지정될 듯 지정되지 않자 근거 없는 각종 추측 글들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다음주에 탄핵 선고기일 지정” 등의 찌라시가 등장하고 10여분 뒤 “선고기일 지정 미정” 등의 반박 내용이 돌아다녀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다.

예민함이 극에 달한 시민들은 정치적 발언 등에 대해서도 더욱 몸을 사리고 있다. 연일 사회적으로 논쟁이 격화되면서 직장 동료는 물론 친구들과도 정치적 견해가 조금이라도 다를 때 언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30대 김 모 씨는 “초반만 해도 ‘내 생각’이라는 명목 하에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면, 지금은 혹여 견해가 다른 사람을 마주쳤을 때 논쟁을 하며 기력을 소모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사리게 된다”며 “최대한 빨리 결론이 나 비상계엄 전의 평온한 시기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키는 경찰기동대의 피로감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헌재 경비를 위해 상경한 지방 기동대원들은 이달 31일부터 서울 시내 숙박시설에서 묵는 대신 당일치기로 소속 지역을 오가게 된다. 불규칙한 숙영 생활로 지방 기동대원들의 불만이 고조됐고, 연일 대규모 인원의 숙박 예약으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통상 38개 안팎의 지방 기동대가 매일 서울로 차출됐다. 한 부대당 60명꼴인 점을 감안하면 매일 서울에 2000여명분의 숙박 비용이 든 셈이다.

경찰은 올해 3개월 만에 서울로 차출된 경력의 숙박비로 여비의 대부분을 소진한 상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찰에 편성된 국내여비 17억 7480만원 중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일인 이달 23일까지 전체 예산의 약 77%에 달하는 13억 6573만원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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