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하동 산불의 끝이 보인다. 지상과 공중에서 총력적인 벌인 결과 마지막 1%, 400m를 남겨뒀다.
29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일출과 동시에 헬기 55대를 투입해 산청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였다. 산청 산불 현장은 험준한 산악 지형이 많아 지상 인력 투입에 한계가 있고 두꺼운 낙엽층 등으로 진화의 어려움을 겪어 헬기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이어왔다.
산불현장지휘본부는 헬기 49대, 진화차량 223대와 진화인력 1686명을 투입했다. 주불을 완전히 잡지는 못했지만 야간에도 지상에서 진화작업을 계속하면서 잔불 정리를 하면 30일 오전에는 주불을 완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간 투입 인력은 산불진화대 등 996명과 산불진화차 등 장비 201대다.
이날 새벽 5시 기준 96%이던 진화율은 오후 6시 기준 99%를 기록 중이다. 불길 길이는 2.8㎞에서 400m로 줄었다. 불길은 대부분 사람 접근이 어려운 계곡 근처에만 남았다. 이날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 132㏊가 산불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불을 끈 지역 곳곳에서 흰 연기가 계속 솟아오르고 있다. 또 이날 아침 바람까지 북서풍으로 바뀌면서 불길 동남쪽에 있는 삼장면 신촌마을 주민 30여 명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산불이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장기화하는 이유는 불을 끄더라도 바람이 불면 되살아나서 불길로 치솟고,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수㎞씩 날아가서 새로운 불길로 치솟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지리산국립공원 전역에 최대 100㎝ 두께로 쌓여, 물을 부어도 낙엽층 표면만 적시고 속까지 침투하지 못한다. 또 40도 이상 급경사지가 많아서 낙엽층 표면의 물이 스며들기 전에 흘러내려 간다”라며 “낙엽 아래 숨은 불씨를 제거하려면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험악한 지형 때문에 사람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접근로가 없어서 장비 투입도 어렵다”고 산불 장기화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밤사이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추위가 예상돼 군은 대피소를 한국선비문화연구원으로 일원화했다. 그동안 일부 이재민들은 체육관 텐트 등에서 생활하면서 추위와 불편 등을 호소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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