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039200)의 창업주인 김정근 대표가 연임에 실패했다. 자회사인 제노스코의 ‘쪼개기 상장’을 추진하다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다. 제노스코는 국내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항암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로 오스코텍과 수익을 나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제노스코 상장 외엔 대안이 없다”며 상장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오스코텍은 27일 경기도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 제2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 재선임에 반대하는 주주 의견은 40.52%로 찬성 의견 22.24%를 크게 앞섰다. 김 대표의 임기는 28일 만료된다. 이외에 오스코텍 주주연대가 찬성한 집중투표제 의무화(찬성 42.78%)와 비상근감사 이강원 선임(찬성 45.36%) 안건은 가결됐고, 주주연대가 반대한 사외이사 조형태 선임(반대 40.52%) 안건은 부결됐다.
김 대표가 추진해오던 제노스코 상장에 반발한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제노스코는 오스코텍의 자회사로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 원) 신약 등극이 유력한 ‘렉라자’의 원개발사다. 판매 수익을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절반씩 나눠 갖는다. 주주들은 이같은 매출 구조 때문에 제노스코를 상장하면 오스코텍의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김 대표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김 대표의 아들이 제노스코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어 ‘편법 증여’라고 지적도 하고 있다.
최영갑 오스코텍 주주연대 대표는 이날 주총 이후 “근시일 내로 제노스코 상장 추진을 자진철회 방식으로 정리해주길 바란다”며 “빠른 시일 내 김 대표의 퇴임 문제를 마무리짓고 새로 선출된 이사회에서 오스코텍의 기업 가치 제고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경영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제노스코 상장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대표는 “올해 제노스코의 연구개발(R&D) 자금으로만 245억~280억 원이 들어가는데 오스코텍이 제노스코에 출자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요건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며 “렉라자 로열티를 활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들어오는 데 시차가 있어 당장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상장 철회 시 외부 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30여 개 기관을 접촉했지만 최근 바이오 투자 심리 악화로 확실한 ‘엑싯 플랜’을 주지 못할 경우 대규모 투자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상장에 실패한 기업에 누가 투자를 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노스코가 400억 원 이상을 들여 이제 막 (신약) 데이터를 뽑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상장을 포기하는 것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채 오스코텍의 일반 임직원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회사가 기존 김정근·윤태영 공동 대표 체제에서 윤 대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며 “사내이사 자격이 아니더라도 김 대표가 회사 경영에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 내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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