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에서 발생해 하동으로 번진 산불이 일주일째 지속된 가운데 27일 경남도는 하동권역 완진과 지리산권역 확대 저지를 목표로 진화작업을 벌인다.
경남도는 이날 오전 산청군 단성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야간에 지리산권역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진화작업에 최선을 다했으나 산세가 험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하동권역은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금일 완전 진압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지리산권역은 방어선을 강력히 구축하고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설 계획이다. 경남도는 전북과 전남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 헬기를 요청해 화재를 진압 중이다. 지리산국립공원 소속 직원들도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돕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최우선 목표는 불길을 최대한 빠르게 진압해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 것이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리산 국립공원은 1967년 대한민국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 제1호의 의미는 지리산 전역을 역사적, 문화적, 생태환경적 가치를 국가가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그 가치를 지켜낼 막중한 책임 앞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전 5시 기준 77%로 집계됐다. 산불영향구역은 1720㏊, 화선은 약 67㎞에 남은 길이는 16㎞다. 전날 지리산국립공원으로 옮겨붙은 화재 규모는 30∼40㏊ 규모로 추정된다.
산발적으로 지리산 내부 곳곳에 불이 난 상태로 지난 밤사이 확산하지는 않았다.
산림당국은 민가가 있어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하동권역 진화에 주력하고, 지리산은 화재 확산 저지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날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되면서 불길 확산세가 꺾일지 주목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부터 낮 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경상권은 밤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경남은 남해안을 중심으로 5∼20㎜의 비가 내리겠다. 산불이 발생한 산청·하동지역은 오후에나 빗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화재 현장의 습도는 높은 편이지만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진화작업 중 불길에 고립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산청군 357가구 503명, 하동군 584가구 1070명 등 941가구 1573명이 대피했다.
이 밖에 주택 28개소, 공장 2개소, 종교시설 2개소 등 72개소가 피해를 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