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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90% 급락…지금 테슬라 투자 어떨까 [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하얀 석유' 리튬, 고점 대비 90% 떨어져

공급 과잉·전기차 캐즘에 2022년 가격 폭락

원자잿값 내렸지만 '트럼프 리스크' 큰 상황

"리튬·전기차 장기적 호흡으로 접근해야"

1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백악관 고문인 일론 머스크와 함께 테슬라 모델 S에 앉아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회사와 일론 머스크를 지원하기 위해 테슬라를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4년래 최저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상하이거래소 선물 시장에서 2022년 11월 톤당 60만 위안에 육박하던 탄산리튬은 이달 25일 기준 7만 4100위안까지 떨어졌습니다.

리튬은 희토류, 코발트 등과 함께 중국이 8대 핵심 광물로 지정한 원자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하얀 석유'라고도 부르지요. 리튬은 중남미와 호주, 중국 등에서만 생산되는 희귀 광물이라 전세계 국가들의 확보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이 격화하던 2021~2022년 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국들의 증산과 신규 광산 개발이 뜨거워졌지요. 지난번 워런 버핏이 선택한 일본 상사들이 광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었는데요. 당시 언급한 미쓰비시 상사와 스미모토 상사 역시 호주 등 현지 광산개발업체 손을 잡고 리튬 공급망을 잇따라 확보해 왔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리튬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2023년부터입니다. 리튬 광산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과잉됐고, 동시에 리튬 수요의 핵심 시장인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한 탓이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수준으로, 2023년 5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됐습니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전기차 판매 둔화가 리튬 가격을 짓누르고 있는 셈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도 당분간 가격 하락 요인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리튬 공급이 지난해 25% 증가한데 이어 올해는 15% 늘어날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을 밑돌고 있어 과잉 공급이 2027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의 리튬 선물 가격 추이.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원자잿값 하락으로 제조 원가가 낮아지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처럼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들이 물량 공세를 하는 시장에서는 더더욱 그렇지요. 그러나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특히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의 경우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워싱턴에 입성하면서 거센 불매 운동에 직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가도 널뛰고 있는데요. 24일(현지 시간)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보류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워싱턴에서 나오자 테슬라에 바로 매수세가 몰려 전일 대비 11.93% 오른 278.3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국면이지요.

24일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5년 내 테슬라 주가가 현재가 대비 10배 수준인 26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다만 월가는 테슬라가 맞닥뜨린 업계 경제 환경이 당분간 녹록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판매량이 추월당한데다 소비자 반감과 관세 리스크 등 여파로 올해 인도량이 전년 대비 9%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테슬라 주가 추이. 인베스팅닷컴


한편 리튬이나 전기차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관점은 유지할만 하다는 것이 시장의 견해입니다. 속도가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언젠가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 때문입니다. 포브스지는 올해 리튬과 관련된 주식 매수를 추천하면서 "리튬 주식은 하락하고 있는 것이지 죽은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서 채굴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지고 있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공급을 긴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청정 에너지 기술이 향후 20년 동안 전 세계 리튬 수요를 약 90% 증가시킬 것이라는 배경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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