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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산불에 900년 은행나무 타고 청계사·모한재도 소실 위기

경남도 유형문화재 등 불교경서 대피

전국 최대 딸기 주산지도 피해 우려

25일 하동 옥종면 청계사 입구에 불길이 올라오고 있다. 뉴스1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남 하동에서도 문화유산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하동군에 따르면 산청·하동 산불은 강풍에 의해 거세게 번지면서 옥종면에 위치한 모한재와 청계사를 위협하고 있다. 해당 장소는 산불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좁고 가파른 지형 탓에 진입조차 어려워 소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남 문화유산자료인 모한재는 조선 중기 학자인 하홍도 선생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이다. 하동군과 진양하씨문중, 국가유산돌봄센터는 이날 오후 불이 번지면서 모한재 현판과 기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국가유산 보유사찰인 청계사가 소장하고 있는 화엄경소 등 경전은 전날 소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전 등 불상 4구와 △권수정혜결사문을 비롯한 △제554호 대방광불화엄경소 △제555호 몽산화상육도보설 등 경남도 유형문화재는 안전하게 보관 중이다.

해당 경서들은 1957년 입적한 경하 스님이 지산 주지스님에게 물려준 고문헌으로, 불교의 교리 문헌 연구와 불교서적 출판 문화를 이해하는 귀중한 자료다.

앞서 하동에서는 이번 산불로 경남도 기념물인 수령 900년의 보호수 '두양리 은행나무'가 전소했다. 높이 27m, 둘레 9.3m의 이 나무는 고려 강민첨 장군이 심은 나무로 마을 사람들이 신성시 여기고 있었다.



또 고려시대 강민첨 장군의 영정을 모시는 경남도 문화자료 '두방재' 옆 부속건물 2채가 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화재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오후 5시 30분을 기준으로 전국에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더불어 옥종면 정개산 인근에서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14개 마을에서 1400여 명의 주민이 옥종초·옥천관 등 10개 대피소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국 최대 딸기 주산지인 옥종면에 화마가 덮치면서 작황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앞서 산불로 경남도 기념물인 수령 900년의 보호수 '두양리 은행나무'가 전소했다.

25일 경남 하동군 옥종면 옥천관 테니스장에 이재민들이 모여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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