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도로 한복판에서 땅 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한 지역은 3개월 전 정부의 특별 점검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이달 초 사건의 전조 현상이 발생했고 서울시가 두 차례 현장을 방문해 확인했으나 역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서울시는 외부 전문가들과 지하철 공사 현장 등 위험지역을 찾아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달 26일까지 전문가와 현장 조사를 진행해 사고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안전점검회의를 열어 “시민들이 도로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사고 원인을 조속한 시일 내 파악해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 발생 지점의 특별 점검을 진행했다. 이는 서울시의 정기 점검과는 별개로, 인근 지역의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 때문에 이뤄졌다. 당시 국토부는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했으나 ‘땅속의 빈 구멍(공동)’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달 초 싱크홀 지점 인근 주유소의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는 민원이 다수 발생해 서울시가 다시 점검에 나섰다. 서울시는 “두 차례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주변 지반침하는 없었지만, 9호선 공사 현장과 인접한 터라 주유소 내 계측기 2개소를 추가 설치한 후 검측을 시행했다”며 “사고 당일까지 이상이 없었지만 민원이 계속 제기돼 주유소 탱크 안전 조사나 정밀 안전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장소 인근에는 현재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공사와 서울시와 세종시를 잇는 고속도로의 지하 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하 공사를 진행할 때 지하수를 빼내는 배수 작업 과정에서 연약한 토사물이 유입되며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싱크홀 사고로 실종됐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고 발생 이후 17여 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서울시는 9호선 연장 공사를 중단하고 피해자 유가족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동북선·위례선 등 다른 도시철도 건설공사장 주변과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 공사 현장 등 주요 지점을 대상으로 GPR 탐사 등을 통해 지반침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도 이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관련 전문기관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면 공사를 맡은 건설사 등의 관련 법규 위반 여부에 대해 따져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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