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이 대구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사업장 2곳을 매입하는 CR리츠를 설립할 예정이다. CR리츠는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하는 투자 상품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대구 지역의 아파트 사업 시행사 2곳과 가격 등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돼 정상궤도에 올랐다”며 “다음 달 초 국토부에 CR리츠 사업 등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CR리츠가 운영에 들어가면서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해소에 대한 돌파구도 마련될 전망이다. 올해 1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7만 2624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00가구 이상 늘어난 수치다. 미분양 주택 수가 늘면서 지방 경기와 중소 건설업체의 운영난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대구는 특히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전국에서 미분양 비율이 가장 높다. 미분양 물량만 8700가구가 넘는 상황이다. 대다수 미분양 주택에 대해 분양가의 15% 할인을 적용하고 있지만 주택시장 경기 침체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CR리츠가 이 가운데 1280가구를 매입할 경우 상당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구는 학군지인 수성구에서조차 미분양 물량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계속 쌓이는 물량을 CR리츠가 대폭 매입하게 되면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CR리츠가 첫 운영에 들어가면서 당초 목표한 매입 수준을 올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러 CR리츠와 사업 진행 등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며 “올해 CR리츠를 통해 미분양 물량을 최대한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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