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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TSMC 이어 미국에 또 공장 짓는다

자회사 인그라시스, 휴스턴 토지·공장 매입

애플 데이터센터용 추정…타 고객용 가능성도

TSMC도 트럼프 만나 1000억弗 투자 결단

中 안보 위협에 '트럼프 관세' 발빠르게 대응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 AP 연합뉴스




아이폰 제조 업체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수천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서버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조업 부흥을 내걸며 해외 기업에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 등 대만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테크뉴스·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은 25일 폭스콘의 자회사 인그라시스가 전날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위해 1억 4200만 달러(약 2086억 원)를 투입해 공장 용지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인그라시스는 이번 투자로 미국 휴스턴에 있는 34만 9000㎡의 토지와 9만 3000㎡ 규모의 공장을 사들였다.

대만 언론은 인그라시스의 투자가 애플의 AI 플랫폼 ‘인텔리전스’ 관련 데이터센터 공급 계획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달 애플이 폭스콘과 함께 휴스턴에 AI 서버 조립 공장을 설립해 데이터센터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폭스콘이 애플과 무관한 다른 북미 고객사를 염두에 두고 현지 AI 서버 생산량을 늘리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그라시스는 올 1월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1억 2800만 달러(약 1881억 원)를 투자해 토지·공장을 매입했다. 이와 관련해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최근 “1분기 AI 서버 매출이 전 분기와 전년 동기의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서버 매출이 이르면 올해 아이폰 관련 매출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계에서는 폭스콘의 미국 생산기지 확대 결정에는 자체적인 북미 사업 확장 의지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기업 압박 기조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으로부터 안보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 입장에서는 미국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 대만의 최대 기업인 TSMC의 웨이저자 회장도 이달 초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뒤 애리조나주에 5곳의 최첨단 반도체 시설을 짓는 1000억 달러(약 14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수천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AI 반도체가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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