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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타이밍"…'역풍' 부른 트럼프의 그린란드 강공

트럼프 장남 이어 우샤 밴스 등 잇따라 방문

트럼프식 밀어부치기에 주민들 냉담한 반응

미국, 150년간 그린란드 매입 의사 밝혀와

덴마크 지배력 약해지며 가능성 커졌지만

"정부 구성 안 됐는데…상황 파악 부족해"

J D 밴스 부통령의 부인 우샤 밴스. AP연합뉴스




미국이 150년 간 탐내 온 그린란드의 정치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에게 유리하게 바뀌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나치게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에 따르면 이번주 주말 JD 밴스 부통령의 부인인 우샤 밴스와 마이클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은 그린란드를 방문한다. 각각 개썰매 경주대회 참관과 미군 기지 방문을 통해 그린란드와의 우호관계를 다지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바라보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개썰매 경주 주최 측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세계 최대 규모 개썰매 경주인 아바나타 키무세르수아 조직위원회가 지난 23일 성명에서 “밴스 부인과 그녀의 아들을 초청하지 않았다. 공개 행사이므로 관객으로 참석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든 우리가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한 일과 맞물리면서 그린란드 주민들이 오히려 반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에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를 방문해 친트럼프 인플루언서들에게 백달러짜리 지폐를 행인들에게 나눠준 행위에 대해서 그린란드 내부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정치 분석가 라스 트리어 모겐센은 “이번 방문은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1년 전만 해도 그린란드 모든 정당들이 미국과 경제 협력을 기대했으나 공격적 접근 때문에 미국에서 더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의 강압적 태도에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던 그린란드 정부는 트럼프가 “공격적”이라며 유럽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친유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총선 뒤 아직 정부가 구성되지 않은 그린란드를 미 고위당국자들이 잇따라 방문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도 있다.

북극권 일룰리사트에서 치과기공사로 일하는 옌스 페터 랑게는 “아직 새 정부가 구성되지도 않았다. 시기가 좋지 않다. 무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황 파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150년 전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왔다. 1868년, 윌리엄 수어드 당시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한 직후, 그린란드 매입을 위한 연구를 의뢰했다. 1910년과 1946년에도 미 당국자들이 다시 매입을 시도했지만, 덴마크가 매번 거부했다.

그러다가 최근 최근 그린란드에 대한 덴마크의 지배력이 크게 약해지며 미국에게는 그린란드를 사들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그린란드는 2009년 제한적 자치권을 확보했으며 현재 자치정부가 국방과 외교 정책을 제외한 모든 행정권을 행사한다. 최근에는 덴마크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에 대한 열망이 커진 상태다.

이번 달 그린란드 총선에서 최다 득표한 정당은 서서히 독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며 2위 정당은 즉각적인 독립을 주장한다. 2위 정당에는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했던 친미 정치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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