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000270)가 미국 진출 39년 만인 올해 누적 판매량 3000만 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풀라인업을 갖추고 친환경차, 프리미엄 모델 등으로 판매 차종을 다양화하는 등 소비자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현대차(005380)·기아는 1986년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 달까지 누적 판매 대수 2930만 3995대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차(1711만 6065대)와 기아(1218만 7930대)의 판매 대수를 합한 성과다.
지난해 현대차(91만 1805대)와 기아(79만 6488대)는 미국에서 각각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양사 합산 기준으로는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2년 연속 4위를 차지했다. 올해에는 높은 상품성과 유연한 생산체제로 시장 입지를 강화해 미국 누적 판매 3000만 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1986년 1월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현대차는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세단 '엑셀'을 미국에 수출을 시작했고 미국 진출 20년째인 2005년에는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에 첫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기아는 1992년 기아 미국 판매법인을 세우고 2년 뒤인 1994년 세피아와 스포티지를 판매했다. 이후 2006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조지아 공장 기공식을 갖고 3년 1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0년 완공했다.
현대차·기아는 1990년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한 뒤 2004년 500만 대를 넘어섰다. 2011년에는 1000만 대를 달성하고 매년 연간 100만 대 판매에 성공하며 2018년 2000만 대라는 성과를 이뤘다.
현대차의 미국 베스트셀링 모델은 현지명 엘란트라인 아반떼다. 1991년 미국 판매를 시작한 뒤 올해 2월까지 388만 대 팔렸다. 이어 쏘나타(342만 대), 싼타페(238만 대), 투싼(187만 대) 순이다. 기아는 2002년 판매 개시한 쏘렌토가 지난해까지 183만 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스포티지(166만 대), 쏘울(152만 대), K5(150만 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는 SUV,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으로 판매 라인업을 다양화해 시장 수요를 충족하는 데 집중해 왔다. 현대차는 소형 SUV인 베뉴부터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까지 SUV 풀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기아도 셀토스,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텔루라이드 등 소형부터 대형 SUV를 제공한다. 현대차·기아의 SUV 판매량은 지난해 128만 4066대로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2016년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미국 시장에 출시해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미국 진출 첫해인 2016년 6948대를 판매했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성장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7만 5003대로 역대 처음으로 연간 판매 7만 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동화 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전기차 판매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4년 기아 쏘울 EV를 시작으로 2017년 현대차 아이오닉 EV를 출시했다. 진출 초기 평균 1000여 대 수준이던 현대차·기아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2만 3861대로 연간 처음으로 미국 전기차 판매 10만 대를 달성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향후에도 라인업 확대 및 높은 상품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지난해 10월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해 급변하는 미국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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