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자영업자의 대부분이 풍전등화(風前燈火·매우 위태로운 처지) 상태다.”
정부 산하 연구원에서 고령 자영업자 상황에 대해 수위 높은 경고가 나왔다. 상당수 고령층이 생계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낮은 수입과 높은 빚 굴레에 갇혀 폐업까지 걱정할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24일 한국고용정보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령자의 자영업 이동과 저임금 노동’ 보고서를 ‘2024 겨울호 계간 고용이슈’에 실었다.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 제1차(2006년)∼18차(2022년) 자료를 분석했다. 1~17차 조사에서 1년 이상 임금 근로자였던 국민 중 18차 조사에서 자영업에 뛰어든 국민 규모를 추적했다. 그 결과 18차 조사에서 이 경로를 지나간 자영업자는 연령 별로 보면 50세 이상이 58.8%로 절반을 넘었다.
상당수 고령 자영업자는 경쟁력 없이 생계를 위해 자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53.8%는 생계형 자영업자로 조사됐다. 83.4%는 고용원이 없이 점포를 경영했다. 상당수는 직전 임금 근로자로 일했던 산업과 무관한 분야에서 창업했다. 예를 들어 57.5%는 보건 및 사회서비스업 자영업자다. 하지만 이들의 임금 근로자 경력을 보면 보건 및 사회서비스업과 무관했다. 이렇다 보니 경영 성과도 양호하지 못하다. 48.8%는 월 소득이 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했다.
보고서는 올해 자영업 여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령 자영업자의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내외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2023년부터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폐업자 수는 약 98만 명에 이른다.
보고서는 “고령 자영업자 위기는 전체 자영업의 위기인 동시에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며 “조기 퇴직자가 생계형 창업을 하지 않도록 (창업 전 정부가) 고령자의 재취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