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이, 헤즈볼라도 공습…트럼프 중동정책 시험대

■ 하마스 이어 고강도 타격

'사법 리스크' 재판받는 네타냐후

분쟁국과 갈등 정치적 이용 지적

이스라엘선 퇴진 집회도 잇따라

"트럼프, 오락가락 정책 역효과"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 남부 지역의 한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생한 포연이 피어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전투를 재개한 데 이어 4개월 동안 휴전 상태인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고강도 공습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이 미국을 등에 업고 분쟁국을 잇따라 타격하며 중동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지역,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지휘 본부, 무기고 등 시설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헤즈볼라가 이날 새벽 접경 지역에 있는 자국 마을에 로켓 6발을 발사하며 선제 공격한 데 따른 반격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지난해 11월 말 휴전 이후 두 번째인 이번 교전이 휴전 이후 가장 강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측은 로켓 공격은 자신들과 무관하고 이스라엘이 공격을 위한 구실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반박하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저지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으로 (헤즈볼라와) 확전에 나섰다”며 “헤즈볼라도 새로운 전쟁을 경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자지구의 사정은 지옥을 방불케 할 만큼 처참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 석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가자지구의 전기를 끊고 구호품 반입을 막아섰으며 18일부터는 연일 폭격을 퍼붓고 있다. 이스라엘은 19일에는 지상군을 투입해 작전 강도를 높였고 가자지구를 영구 점령할 수도 있다며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겨냥한 가자지구 공격 재개에 이어 헤즈볼라와도 거친 교전을 이어가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국내에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를 피할 목적으로 분쟁국과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020년부터 뇌물 수수와 사기·배임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그는 최근에는 측근들과 카타르 정부에서 홍보비 명목으로 수천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에 연루됐고 이를 조사하기 시작한 정보기관 신베트의 수장을 경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와 함께 하마스와 전쟁을 중단하라는 반전 시위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네타냐후 총리가 개인적인 목적으로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폭주’를 제어하지 않고 오히려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중동 접근 방식 역시 이곳의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로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개입에도 분쟁이 계속되자 “이스라엘 인질을 전원 석방하지 않으면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는 거친 언사로 하마스를 압박해 이스라엘의 편을 들어줬으며 지금도 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접근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가자지구 전투 재개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국교 정상화라는 그의 중동 정책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핵 협상에 나서기를 거부하고 있는 이란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미군이 친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을 직접 공격한 것도 중동 화약고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미국은 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켜 확전 대응력을 높였으며 현재 중동 지역에 있는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도 칼빈슨호와 함께 몇 주간 작전을 수행할 계획이다.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종잡을 수 없는 중동 정책이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2기 취임 초만 해도 가자지구에 휴양지를 건설하겠다며 평화 구상을 밝혔다가 이후 잇따라 공격까지 불사하는 강경한 태도로 돌변한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은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도 속전속결로 해결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지만 지금까지 거둔 성과는 없다”며 “높은 과속방지턱에 부딪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