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기 현장을 찾은 양명석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양 회장은 이달 22일 인천 남동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여자 ACL 인천 현대제철과 밤 카툰(이란)의 8강전 하프타임을 관전한 자리에서 “여자 ACL 관전은 처음인데 우리의 여자 축구 열기가 미약해 보인다”며 “관중도 많이 없는 것 같다. 내 임기 내 ACL 등 여자 축구를 많이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홍보 계획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까지 AFC 여자 클럽 챔피언십으로 열리다가 2024-2025시즌부터 정식으로 열리는 여자 ACL에는 총 12개 팀이 참가해 4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렀다.
지난해 5월 클럽 챔피언십 결승에서 아쉽게 일본의 우라와 레즈 레이디스에 막혀 우승을 놓친 현대제철은 2승 1무로 A조 1위로 8강에 진출했고 밤 카툰을 1대0으로 이겨 4강에 진출했다.
이날 583명이 인천 남동경기장을 찾아 현대제철이 4강에 오르는 순간을 지켜봤다. 지난 시즌 현대제철의 평균 관중(334명)보다는 많지만 여전히 아쉬운 수치다.
한국여자축구연맹은 그간 여자 축구 홍보가 부족하다는 쓴소리를 들어왔다. 양 회장은 “WK리그도 이제 두 라운드가 진행됐는데, 현장에서 미비하고 개선할 점들이 계속 확인된다”며 “가장 아쉬운 부분은 메인 스폰서다. 이게 지난해부터 진행됐어야 하는 부분인데, 지금이라도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전임 회장 체제에서는 오규상 회장이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인연이 깊은 현대가(家)로부터 어렵게 타이틀 스폰서를 끌어왔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IBK기업은행이 떠난 뒤에는 현대제철·HD현대인프라코어 등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나섰으나 올 시즌에는 당장 스폰서가 없다.
양 회장은 “새로 회장으로 당선돼서 살펴보니 유소녀 풀뿌리가 매우 약하다. 초등학생들부터 즐겁게 축구에 입문할 기회를 연구하겠다”며 “WK리그 선수들 연봉도 미약하다고 본다. 하나씩 개선해보겠다”고 했다. 양 회장은 행정·자본력을 갖춘 상위 기관 대한축구협회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실제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이날 현장을 찾아 양 회장과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정 회장은 이달 12일 WK리그 지도자와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애로를 듣기도 했다.
두 기관 수장의 뜻이 당장 일치하는 부분이 ‘여자 코리아컵’ 신설이다. 최근 생활체육 분야에서 여자 축구 인기가 늘어난 만큼 이를 활용하도록 최상위 WK리그뿐 아니라 아마추어 팀까지 모두 출전하는 통합 대회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회장은 “여자 코리아컵이 신설되면 우리 연맹에서 적극 협조하겠다”며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대회라고 생각한다”고 지지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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