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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정 지나면 못해"…북새통된 강남 부동산 막판 '토허제 급매' 몰려[집슐랭]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중개업소에 매물이 붙어 있다. 오승현기자




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가 제한되는 강남 3구·용산구의 중개업소에는 주말까지 허가구역 지정 전에 집을 팔려는 집주인과 막판 매수세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대단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의 중개업소들은 최근 정부 합동 단속으로 닫았던 문을 열고 상담을 하거나 매매 계약서를 쓰는 곳들이 많았다.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매매 호가가 32억 원까지 올랐으나 이보다 최대 4억 원 낮은 28억~29억 원에 다수가 거래됐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를 끼고 사야 하는 매수자들은 23일까지 계약을 해야 하니 물건을 찾아달라고 하고, 매도자들은 토허제로 다시 묶이면 집을 팔기 어렵다고 봐서 3억~4억 원 떨어진 금액에 거래가 많이 됐다”며 “23일 자정까지 계약서를 쓰면 되니까 막판까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가구역 지정을 앞둔 용산도 마찬가지다. 용산구 한강로2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토허제 지정 전 팔길 원한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1억~2억 원 이상 싸게 매물을 내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실입주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집값 하락을 우려해 매수를 보류했지만, 당장 전세를 끼고 사야 하는 사람들은 서둘러 매수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소액의 약정금을 넣고 최고가에 매수를 한 사람들이 가격 하락을 우려해 계약을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의 전화도 줄을 이었다. 이와 달리 허가구역에서 빠진 준상급지나 정비사업 추진 지역은 풍선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기도 했다. 다만 당장 대출 제한과 정부 추가 규제 가능성에 매수자들은 대체로 관망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토허제에서 제외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일대는 매물이 거의 없고 거래도 별로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둔촌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입주 물건이 거의 빠졌고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 매물 자체도 많지 않다"며 "전세를 낀 매수가 많은 편이어서 대출 규제의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는 여전히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지만 매매가가 연일 신고를 찍고 있다. 정비구역 공람 및 지정 등 재건축 절차가 진행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인근 지역의 거래가 살아나며 자기가 살던 집이 팔리자 목동으로 넘어오려는 사람들이 거래허가를 받고 집을 사고 있다"며 "목동이 대지지분이 넓어 재건축 추가분담금이 낮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유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비허가구역에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는 등 일부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당장 대출 규제 여파로 실거래는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번 토허제 지정 기한인 6개월 뒤에는 광역 단위 허가구역 지정을 재검토하고, 투기 우려가 없는 단지는 제외하는 등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 전문가는 “서울시가 강남 토허제 해제 후폭풍에 놀라 단기 충격 요법으로 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확대 지정한 측면이 있다”며 “애초 토지 투기를 막기 위해 만든 토허제를 주택에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사유재산 침해 논란을 고려해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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