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은 애견 문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국제 강아지의 날'이다. 전국 각지에선 반려견과 반려인들이 함께 즐기는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강아지들은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말이 있듯, 단순히 애완견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견을 위한 가구, 의류, 유치원은 물론, 애견미용 산업도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애견미용은 단순히 외관상을 꾸미는 데 그치지 않고 강아지들의 위생·건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그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강아지들의 미용은 벼룩과 진드기를 예방할 뿐 아니라 불쾌한 냄새, 오래된 먼지 등을 제거해 청결을 유지하게 한다. 빗질은 강아지들의 피부건강에 도움을 주고, 발톱 및 발바닥 털 관리는 걸음걸이에 영향을 줘 관절 건강 유지에도 효과적이다.
이처럼 늘어나는 애견미용 수요에 애견미용사들의 손목은 쉴 틈이 없다. 애견미용사들은 가위와 클리퍼를 사용해 털을 정교하게 다듬는 동시에 강아지들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거나 들어올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중형견들은 10㎏~25㎏, 대형견들은 25㎏ 이상의 무게가 나가 미용 과정에서 어려움이 더욱 크다.
실제 적지 않은 애견미용사들이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을 호소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정중신경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져 내부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근관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손 저림 등 감각 이상, 손목 통증 등이 주증상인데 심하면 손에 힘이 빠지고 일상적인 작업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이 나타나지만 방치하면 마비로 인해 근육이 약화되고 위축돼 치료 예후가 나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치료법은 매우 다양하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관련 증상을 호전시킨다. 침 치료는 손목 및 수근관 주변의 혈액순환과 긴장 완화를 촉진해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한약의 유효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항염 작용이 뛰어나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인한 염증, 통증, 신경손상 등을 빠르게 개선하도록 돕는다. 약침의 강력한 항염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SCI(E)급 국제학술지 ‘중의학(Chinese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약침이 관절 내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E2’ 생성을 60%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예방을 위해선 전문적인 치료 못지 않게 평소 생활습관 개선 노력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작업 중 수시로 손목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고, 장시간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 않도록 중간중간 손목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면 충격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애견미용은 단순한 미적 작업이 아닌 반려견의 건강과 직결되는 서비스다. 이를 담당하는 미용사들의 건강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려견들과 반려인들의 행복을 책임지는 애견미용사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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