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오랜 기간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고유량 산소 치료의 여파로 목소리 내는 법을 다시 익히고 있다고 교황의 최측근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인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이날 한 출간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은 이제 재활이 필요한 단계"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교황은 잘 이겨내고 있지만 오랜 시간 고유량 산소 치료를 받으면 모든 것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거의 다시 말을 배우는 것과 같은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간 산소 치료로 성대와 기도가 건조해지고 약해져 발성이 어려워진 만큼 목소리를 내는 법을 다시 익혀야 한다는 의미다.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교황이 발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전반적인 신체 상태는 이전과 같다고도 말했다.
88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14일부터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양쪽 폐에 발생한 폐렴 치료를 받아오고 있다. 이는 즉위 이래 최장기 입원이다. 그동안 교황청은 교황의 음성 메시지를 단 한 차례만 공개했는데, 지난 6일 공개된 메시지에서 교황의 목소리는 숨이 차 알아듣기 어려운 상태였다. 당시 음성 메시지에서 교황은 건강 회복을 기원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광장에서 내 건강을 위해 기도해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여기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신의 가호와 성모 마리아의 보호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퇴원 시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교황이 부활절인 4월 20일에 퇴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확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교황이 돌아올 수도 있지만 의료진들은 완전히 치료됐다고 확신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자진 사임설을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교황은 지난달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보낸 서한에서 "병에 걸려 누워 있는 동안 전쟁이 더욱더 어리석게 느껴진다"며 "인간의 나약함은 영원한 것과 사라질 것, 삶을 살리는 것과 죽이는 것을 더욱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한다"고 썼다. 또 전쟁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외교와 국제기구가 활력과 신뢰를 되찾아야 하고, 종교가 평화와 형제애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의 루치아노 폰타나 코리에레델라세라 편집장의 편지에 대한 답신으로 이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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