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시천면의 한 야산에서 21일 오후 발생해 이틀째 확산되며 인명 피해까지 이어진 대형 산불은 예초기에서 튄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의성에서 22일 발생한 대형 산불 원인은 성묘객 실화(실수로 발생한 화재)로 확인됐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시천면에서 농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21일 오후 잡초 제거를 위해 작동하던 예초기에서 불씨가 튀었다. 당시 불고 있던 강한 바람 속에 이 불씨는 순식간에 주변을 태우며 확산했다.
당시 A씨와 함께 작업 중이던 동료가 이 모습을 보고 놀라 화재 신고를 해 소방당국 등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불은 인근 야산까지 번지며 결국 오후 6시 40분께 '산불 3단계'가 발령됐다. 3단계는 피해(추정) 면적 100㏊ 이상, 평균 풍속 초속 7m 이상, 진화(예상) 시간 24시간 이상일 때 발령된다.
경찰 관계자는 "예초기에서 튄 불씨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A씨 진술을 확보했다"며 "자세한 경위는 추가 조사를 해봐야 확인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산청 산불로 창녕군 소속 산불 진화대원 9명이 고립됐다가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나머지 2명도 연락이 두절됐다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청 산불 진화율은 오후 5시 기준 35% 수준으로 험준한 산악지형과 기상 여건 등으로 산불영향구역이 확대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당국은 일몰 후에는 1000명 안팎의 인력과 장비 100여대를 동원해 지상 진화작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11시 24분께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시작된 대형 화재도 일몰 전 진화에 실패했다. 산불 원인에 대해 의성군 관계자는 "성묘객 실화에 따른 것으로, 불이 나자 실화자는 직접 119에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산림당국은 의성 산불에 대해서는 오후 2시 10분께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대응에 나섰으나 일몰 전 헬기를 철수하고 지상 인력 위주의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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