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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막 찢어지는 줄"…세르비아 반정부 시위대에 '음향 대포' 사용 의혹 '일파만파'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 로이터 연합뉴스




세르비아에서 지난 주말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군경이 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향해 ‘음향 대포’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AP 통신,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저녁 수도 베오그라드에 집결한 시위대는 지난해 11월 기차역 지붕 붕괴 사고 희생자 15명을 추모하며 15분간 묵념했다.

이때 갑자기 크고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면서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 모습은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시위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제트기 엔진과 비슷하지만 부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었고, 이후 강한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약 10~15초간 정체불명 소음을 들었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군사 분석가 알렉산다르 라디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소리가 음파 무기로 알려진 ‘장거리 음향 장치’(Long Range Acoustic Device; LRAD)로 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LRAD는 비살상용이지만 귀청이 찢어질 듯한 초강력 소음을 유발해 적대적인 군중이나 위협세력을 해산시키는 용도로 사용된다. 또한 장시간 노출되면 청각기관이 손상되거나 영원히 청력을 상실할 수 있다.

야권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유엔, 유럽평의회,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 국제기구에 독립적인 조사를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지 독립 채널 N1에 따르면 이 청원에 전날 오전까지 5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AP 통신은 세르비아 당국이 약 2년 전 시위 진압용으로 LARD를 도입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지난 15일 집회에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한편 세르비아에선 대규모 시위가 넉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르비아 북부에서 15명이 숨진 기차역 콘크리트 캐노피 붕괴 사고가 계기가 됐다.

사고 원인이 부실 보수공사로 지목되며 정계의 부정부패, 직무 태만, 족벌주의가 이유로 꼽혔다. 정부는 보수공사 관련 문서를 공개하지 않는 등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정부에 대한 항의가 지속되자 밀로스 부세비치 총리는 지난 1월 사임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오히려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면서 강경하게 진압하고, 이에 대학생까지 가세하. 며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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