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다"는 교수들 항해… 서울대 전공의協 "폄훼 말고 멀리서 지켜봐달라"

성명 낸 교수 향해 "전체 뜻 받아들이기 어려워"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이 최근 전공의·의대생들을 강도 높게 비판한 서울의대 교수들을 향해 “전면에 나와서 우리의 노력을 폄훼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교수들이 전공의·의대생의 항의를 이기심으로 매도하고 젊은 의사 전체에 대한 악마화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성명서에서 “강희경·오주환·하은진·한세원 교수가 제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사태 책임을 전공의·의대생에게 돌렸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가 활동을 종료한 현 시점에서 네 분의 의견을 더 이상 전체 뜻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들은 “우리의 요구와 노력이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매도 당하는 모습에 분노한다”며 “일부 극단적 행동을 마치 전체 모습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려는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전혀 다른 왜곡된 메시지로 국민과 환자들에게 전달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세력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삼은 대목은 성명서 중 ‘솔직히 정맥주사 같은 술기를 간호사와 응급구조사에게 배우지 않았느냐’였다. 비대위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말”이라며 “교수가 아닌 타 직역에게 기본적인 술기를 배우도록 방치한 현실은 오히려 교수들이 되짚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이어 “우리는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 한 적 없다”며 “제대로 수련 받고 환자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의사로서 전문성을 함양할 수련 환경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강희경(왼쪽)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와 하은진 교수가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듣고 있다. 두 사람과 오주환·한세원 교수는 성명을 내 의대생의 복귀 움직임을 비판하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

비대위는 네 교수에게 “의료계 내부 갈등을 심화하고 사태 해결을 요원하게 할 뿐”이라며 “전면에 나서 저희의 노력을 폄훼하지 말고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발전을 위해 끝까지 저희의 방식대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 교수는 17일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는 성명을 내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