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및 용산구 전체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재지정되면서 수도권 전세 시장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서울·경기 등 수도권 공급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토허구역 재지정으로 전세를 안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막히면서 전세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매수 희망자들이 임차 시장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월세 물건량은 4만 7337건으로 전년 동기(5만 819건) 대비 3482건 적다. 3월 셋째 주 기준으로 2022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기도 하다.
수도권 전월세 물량 역시 입주 물량 급감으로 인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의 입주 예정 물량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입주 예정인 경기 지역 신축 아파트 공급 물량은 6만 8347가구로 전년(11만 4588가구) 대비 약 40.4%(4만 6241가구) 줄어든다. 인천은 전년 2만 9740가구에서 2만 2638가구로 23.9% 감소할 예정이다. 그나마 서울의 올해 입주 물량이 4만 4604가구로 적지 않지만 경기·인천 물량 감소 폭이 커 공급 효과가 미미하다.
이 같은 상황에 강남 3구와 용산구가 토허구역으로 재지정되며 갭투자가 막혀 서울 전월세 물량은 더욱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 전월세 물건량은 토허구역이 재지정된 이달 19일과 비교해 이틀 만에 234건이 감소했다.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부동산팀 수석은 “토허구역 확대 지정에 따라 강남 3구와 용산구가 아닌 서울 지역까지 아파트 전세가가 같이 오를 수 있다”며 “주택 매수 예정자들이 임차 시장에 대기하며 임차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갭투자 감소로 강남 지역 전월세 물건이 줄어들면 결국 전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에 밀려난 임차인들이 인근 지역으로 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3·19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는 전세 보증 비율 축소도 담겼는데 이는 월세 수요를 자극해 월세 상승이 다시 전세를 밀어 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상승 추세다. 지난해 11월 9억 4500만 원에 거래됐던 마포구 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는 이달 17일 12억 원에 거래됐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도 올해 1월 9억 5000만 원에 거래된 후 현재 10억 5000만 원 이하 매물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1만 2032가구) 단지를 시작으로 올해 1월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 등 대단지 신축 입주가 이어지면서 잠시 서울 동부권 아파트 전세 가격이 하락했지만 저가 매물이 소진된 후 이들 단지의 전세 가격도 상승세다. 올해 1월에 7억 원이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는 10억~11억 원까지 올랐고 5억 원이던 래미안라그란데 전용 84㎡는 6억 원 아래로 매물이 없다. 서울 동북권인 둔촌동 A중개업소 대표는 “일반분양 물량은 실거주 3년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 대부분 입주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생각보다 대규모 입주로 인한 전세 가격 하락세가 짧게 끝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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