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응해 다음달 1일부터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4월 중순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20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집행위원회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유럽의회 산하 무역위원회에 출석해 "대응 시기를 조정해 회원국과 협의를 이어 나가고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추가 시간을 확보할 것"이라며 "4월 2일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 내용을 지켜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EU는 당초 1·2단계로 나눠 시행하려던 보복관세 부과를 4월 중순 일괄 부과할 예정이다.
당초 EU는 지난 12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발효되자 내달 1일과 13일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 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매길 예정이었다. 1단계 조치는 미국산 버번위스키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 80억 유로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최고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2단계 조치는 약 180억 유로 규모의 가금류, 소고기, 대두 등 미국 공화당 텃밭에서 나오는 상품이 대상으로 EU 회원국 협의를 거쳐 이달 26일까지 대상 품목을 확정할 예정이다
EU가 이같은 조치를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단계 조치에 포함된 위스키 관세를 문제삼으며 와인을 비롯한 모든 EU산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크리스 스웡거 미국 증류주 협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미국 위스키에 대한 파괴적인 50%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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