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 재개에 대해 “시작일 뿐”이라고 말해 중동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협정이 발효된 지 두 달 만에 파국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을 예고하면서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1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 “이는 시작일 뿐이며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몇 주간 우리는 인질을 귀환시키기 위해 노력을 다했지만 하마스는 모든 제안을 거부했다”며 “이제부터 협상은 전투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1단계 휴전 이후 충돌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사실상 교전 재개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도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부하고 이스라엘을 계속 위협하는 가운데 우리는 가자지구 전투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팔레스타인 전역에 걸쳐 주요 목표물 수백 곳에 대규모 공습을 했다. 올 1월 19일 양측의 휴전이 발효된 후 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이다. 이날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404명이 사망하고 562명이 부상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전쟁의 영구 종식 문제와 포로 석방 등에 대한 양측 의견이 엇갈리자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격에 나선 것이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여러 지역에서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추가 공격을 예고한 이스라엘군이 조만간 대규모 지상 작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전면적인 지상 작전으로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스라엘이 언제 다시 지상군을 투입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이스라엘은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군사 공격을 멈출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중동에서의 긴장감이 고조되자 금값이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트로이온스당 3040.8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15% 올랐다. 금 현물 가격도 3038.33달러까지 거래되며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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