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리카싱 가문이 지배하는 CK허치슨의 항만 매각 거래에 대해 격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파나마 항구 문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고 계획이었다. 하지만 CK허치슨이 중국 당국에 사전 승인을 구하지 않고 거래를 진행하자 시 주석이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앞서 이달 4일 CK허치슨은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컨소시엄에 파나마 운하 양쪽의 발보아 항만과 크리스토발 항만을 포함해 전 세계 43개 항만 사업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거래 규모는 288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찾아볼 방침으로 알려진다. WSJ은 “베이징에서 시장 규제 관리국과 상무부를 포함한 담당 부처가 거래 저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방안을 찾아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의 반독점 기구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등이 이 거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도 항만 매각을 비난하는 분위기다. 앞서 홍콩의 친중국 성향의 신문인 대공보는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넘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시 주석의 격노에도 불구하고 거래를 중단시킬 쉬운 방법은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매각 자산은 모두 중국 본토와 홍콩 밖에 있으며 거래 당사자들도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한편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거래를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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