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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대신 나비채 잡은 심장수술 전문의

홍유선 아주대병원 교수 '세계모시나비도감' 출간

홍유선 아주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세계모시나비도감’ 표지 사진. 사진 제공=아주대병원




“어렸을 적 어느 날인가 채집을 하다가 경기 남양주 천마산에서 붉은점모시나비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는 그 아름다움에 매료됐습니다. 공부와 일로 한동안 못 하다가 늦게나마 다시 시작하게 됐죠.”

홍유선 아주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모시나비(Parnassius)’에서 인생의 재미를 찾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처음에는 보는 즐거움으로 시작했는데 종들이 늘어날수록 그 매력에 푹 빠져 탐구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인체의 생명 유지 기관인 심장과 폐를 관장하는 흉부외과 수술은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흉부외과 의사 하면 냉철하고 과묵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홍 교수가 도예가 손상규 씨와 함께 펴낸 ‘세계모시나비도감’은 이 같은 통념을 뒤집는다. 본인들의 전공 영역이 아닌 모시나비에 대한 열정이 오롯이 담겨 있어 그 가치가 더욱 특별하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모시나비는 50종이 넘는다. 분포지는 유럽 대부분의 지역과 북위 25도 이북의 아시아, 멕시코 북부를 포함한 북미 로키산맥 주변 지역이다. 한지성·산지성·초지성 나비로, 대부분이 티베트고원 일대와 히말라야산맥에서 파미르고원을 거쳐 톈산산맥과 알타이산맥에 이르는 산줄기, 그리고 시베리아·알래스카에 집중적으로 서식한다.

홍 교수와 손 도예가는 모시나비를 크게 13개 종별 그룹으로 구분해 59종으로 정리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54종의 사진을 수록했다. 59개 모시나비를 선명한 사진과 함께 분포 지역, 앞날개 길이, 출현 시기, 먹이식물, 채집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홍 교수는 “소장하고 있는 것 중 채집자가 확실한 표본과 상태가 좋은 것들 위주로 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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