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중심 국가인 독일에서 4반세기 만에 한국 전통문화가 다시 소개된다. 특히 독일의 문화 거점 드레스덴에서 신라 금관 등 한국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과 함께 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 레지덴츠 궁에서 ‘백 가지 행복, 한국문화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독일의 대표 문화 거점으로 꼽히는 드레스덴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다. 독일은 한국처럼 분단을 겪었고 또 독일 랑케 역사학은 한국 연구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연이 있다.
1999년 독일 에센과 뮌헨에서 개최된 ‘한국 고대 왕국-무속, 불교, 유교’ 이후 26년 만에 독일에서 펼쳐지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약 1500년 전 가야와 신라의 토기부터 고려청자, 조선백자, 궁중 복식 등 총 185건 349점의 유물로 한국 문화와 역사를 다채롭게 보여준다.
전시품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단연 신라 금관이다. 국보 ‘금관총 금관 및 금제 관식’과 ‘금관총 금제 허리띠’는 성 1층에 있는 신그린볼트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소개된다. 약 55㎡ 규모의 공간에서는 금관총 금관과 새 날개 모양 관꾸미개, 귀걸이, 팔찌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녹색 금고’라는 뜻의 그린볼트는 작센의 황금기를 연 아우구스트 2세가 자신의 애장품을 간직했던 공간”이라며 “특별전 속 특별전으로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전시는 레지덴츠 궁의 1·2층 공간에서 열린다. 바로크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인 2층 대의전실에 들어서면 궁중 혼례복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곳에 있는 9개의 방에서는 한국 문화를 주제별로 나눠 조명한다.
고려청자에서 분청사기, 백자로 이어지는 우리 도자를 모은 공간도 마련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유족이 기증한 배 모양 토기, 기린 장식 청자 향로 등도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이번 전시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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