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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불 붙은 FTA 속도전…美 고립 자충수 되나

메르코수르 잡은 EU, 인도·캐나다와 규합

中은 美 공백 노리며 다자주의 맹주 야심

마크 카니(왼쪽) 캐나다 총리가 17일(현지 시간) 취임 후 해외 첫 순방지인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의 관세 ‘무기화’에 유럽연합(EU)과 인도·캐나다 등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역풍을 맞으며 국제무역에서 미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내놓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와 중국·인도·캐나다 등은 국제무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EU다. EU는 지난달 최대 상품 교역국인 인도와 연내 FTA 협상을 매듭짓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25년간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FTA를 체결했다. 관세 문제로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캐나다는 EU와 ‘반(反)트럼프 연대’를 맺으려는 태세다. 마크 카니 신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첫 순방지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 캐나다·EU 포괄적 경제 무역협정을 기반으로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공세를 틈타 다자주의의 맹주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미국 퀄컴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은 이달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주요국이 국제무역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외려 미국의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관세를 무기로 들고 나온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인 2017년 27.1%였던 미국의 수출입 비율은 2023년 24.9%로 2.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EU가 7.1%포인트, 일본이 10.8%포인트 증가하는 등 주요국들이 팬데믹을 거치면서도 무역 비중을 늘린 것과 대조된다.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 수석대표였던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트럼프 관세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이 중국·인도 등과 협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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