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물병이 일회용 컵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부적절한 관리는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식품안전 전문가인 미 퍼듀대 칼 벤케 부교수는 17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물병 내부의 미끄러운 감촉은 재질이 아닌 축적된 박테리아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상 미생물학 전문가 영국 레스터대 프림로즈 프리스톤 부교수는 "감염성 박테리아는 37도에서 잘 증식하지만, 실온 20도에서도 번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병에 담긴 물을 실온에 오래 보관할수록 박테리아가 더 많이 증식한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연구에서는 아침에 끓인 물을 물병에 하루 보관했을 때 박테리아가 급증했다. 오전 1㎖당 7만5000개였던 박테리아는 24시간 후 100~200만개로 최대 2500%까지 증가했다.
프리스톤 교수는 "물병 내 박테리아 대부분은 사용자에 의해 발생한다"며 "특히 화장실 후 손을 제대로 씻지 않으면 대장균이 물병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병에 물 대신 음료를 넣으면 박테리아는 더 빠르게 번식한다. 프리스톤 교수는 "설탕 함유 음료는 박테리아에 먹이를 공급하며, 우유 막도 박테리아가 좋아하는 먹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백질 쉐이크를 넣은 물병은 박테리아의 천국"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물병 사용자들의 잘못된 이용 습관이 박테리아 증식을 촉진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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