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모 중학교의 20대 A 교사가 중학생 B군 등 학생 2명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끌고 다니면서 폭언과 협박을 한 사건과 관련, B군 가족이 언론 보도 이후 가해진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B군의 어머니는 “당시 충격으로 아들이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는 중인데, ‘교사를 성희롱했다’는 등의 헛소문이 이어져 몹시 괴로워 한다”며 “아들은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갔고, 뒤늦게 A 교사로부터 ‘내가 착각했다’는 사과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B군의 어머니는 이어 “경찰 수사를 시작했으니 곧 사실관계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A 교사는 B군 등 학생 두 명이 이들의 담임이자 자신의 여자친구인 C씨를 성희롱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B군 등을 찾아갔다. A 교사는 13일 저녁 하굣길 분식점에서 B군 등 중학생 2명을 차에 태워 끌고 다니며 ‘왜 내 여친에게 성적 뒷담화를 했느냐’ ‘죽여버리겠다’ 등의 폭언과 협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사는 또 학생들을 인적이 드문 산에 데려가 ‘나는 성범죄자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손에 들게 한 뒤 강제로 사진을 찍으려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후 A 교사는 1시간여 만에 두 학생을 인근 공터에 내려놓은 뒤 돌아갔고, B군 학부모는 "아이에게 얘기를 전달 받자마자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B군은 A 교사에게 여러 차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고, 함께 있던 학생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A 교사로부터 “내가 착각한 것 같다. 미안하다”는 사과도 받았다는 게 B군 어머니의 설명이다.
이 사안이 언론에 보도되자 교사의 그릇된 행동을 질타하는 목소리와 함께 ‘성추행범’ ‘인과응보’ ‘맞을 짓을 했다’ 등 B군을 향한 악의적인 댓글도 이어졌다. 신상 털기 등 2차 가해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군 어머니는 “아직도 아들이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인신공격성 댓글과 억측을 제발 멈춰 달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B군의 학교 측으로부터 신고받은 경찰은 조만간 A 교사를 불러 아동복지법상 신체적·정서적 학대 행위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B군 등도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교육청 역시 매뉴얼에 따라 A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해 분리조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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