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화가 임박하면서 막판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미국 측의 협상 수락 압박 속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 약속과 나토 주둔군 후퇴 등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대통령 전용기 편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준비하기 위해 18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계획”이라며 “(18일에)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보고자 한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와 발전소 분할 등 종전 협상 테이블에 오를 핵심 의제도 일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 간 ‘특정 자산의 분할’과 관련한 대화가 이미 진행 중”이라며 “영토와 발전소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의 초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처리 문제와 함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등을 놓고 물밑 대화가 오가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포리자 원전은 6개의 원자로를 보유한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 시설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인 로사톰의 관리를 받고 있다.
미국은 이달 11일 우크라이나와 ‘30일 휴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러시아의 협상 수락을 각종 채널을 통해 종용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통화하고 “공은 러시아에 넘어갔다”며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역시 “종전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은 3~4시간 진행됐고 긍정적이었다”며 휴전안 성사의 기대감을 키웠다.
러시아도 원하는 종전 조건들을 내밀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3일 “휴전 자체는 옳고 우리는 이를 확실히 지지하지만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며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휴전을 타결할 것을 암시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외무차관도 17일 “나토 회원국들의 정책과 군사적 전개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기 전까지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중대한 위협이 존재한다는 전제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토의 동진’을 막아내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확장 위협을 차단한 만큼 나토군이 후퇴해야 우크라이나와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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