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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단지도 '임대 딱지'…상가 통매각 나선 조합들[집슐랭]

공실 우려에 일반분양 건너뛰고

잠실르엘, 업체 선정 입찰 공고

이문3·신림3구역서도 진행 중

고덕 아르테온은 4차례 유찰도





아파트 수천 가구가 들어서는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상가 통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조차 상가 미분양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대행사에 상가를 통째로 넘기고 있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이 한 달 만에 반 토막 날만큼 경기가 침체하면서 통매각 추진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 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은 근린생활시설(상가) 124호실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점포를 일괄 매각하기 위한 업체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연말 1865가구가 입주하는 대단지로 올해 아파트 분양 최대어로 꼽히는 곳이지만 상가 분위기는 다르다.

동대문구 이문3재정비촉진구역(이문아이파크자이) 조합도 이달 초까지 상가 일괄매각을 위한 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진행했다. 상가 222개를 통매각하기 위한 절차다. 이 단지에는 오는 11월 4300가구가 입주한다.

오는 5월 입주를 앞둔 신림3구역(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에서도 상가 통매각이 추진 중이다. 조합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두 차례 시도 끝에 대행업체를 선정했다. 현재 업체가 1·2층 17개 상가 통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가 매각 가격은 3.3㎡당 1200만 원 수준으로 다른 단지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오는 6월 3300가구가 입주 예정인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 조합도 연초부터 통매각을 추진 중이다. 신반포4지구 조합은 오는 6월 입주를 앞둔 상황에서 상가 213개 점포 중 조합원 물량을 뺀 59개를 일괄 매각하기 위해 업체 선정에 나섰다. 1차 입찰에서 입찰자가 없어 유찰되자 기준금액을 10% 낮추고 2차 입찰을 진행했다.

입주가 임박한 재개발·재건축 단지 조합들이 상가 통매각 절차를 밟는 이유는 공실이 치솟는 등 상가 시장이 침체해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이 쌓이고 빈 상가가 늘어나면 조합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집합상가(아파트·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 공실률은 2023년 1분기 8.01%에서 2024년 2분기 9.51%까지 올랐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의 총 거래액은 6604억 원으로 전월(1조 5467억 원) 대비 57.3% 감소했다.



특히 최근 비강남권 아파트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분양권에 분양가보다 낮은 값에 판매되는 마이너스 피가 붙으면서 상가 분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문아이파크자이 청약 때 일반분양 물량 1467가구 중 118가구가 미분양됐다.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 전용 84㎡ 분양권의 경우 분양가보다 2000만 원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단지에서조차 상가 공실이 심각하다. 앞서 반포 원베일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등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서는 상가 1층 분양가가 3.3㎡당 1억 원에 달하면서 미분양이 속출했다. 송파구 헬리오 시티는 7년째 미분양에 시름 중이다.

입주가 한참 지난 뒤 상가 매각도 쉽지 않다.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 아르테온 상가는 4번의 통매각 입찰이 유찰되면서 5차 입찰을 진행 중이다. 준공 후 5년이 지났지만 지하 2층~지상 3층 1722㎡ 규모 학원 건물이 조합 청산위원회 보류자산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11월 첫 공고 때 기준가격(최저입찰가)으로 127억 3100만 원을 써냈지만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자 114억 5790만 원, 103억 1211만 원, 92억 8100만 원, 83억 5290만 원 순으로 가격을 낮췄다. 최초 가격보다 34% 내려간 금액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아파트 상가 통매각에 나서는 조합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면적당 분양가로 따지면 상가가 아파트보다 비싸고 대출 조건도 주택에 비해 좋지 않기 때문에 상가 공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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