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국무조정실 주관 ‘2024년 공적개발원조(ODA) 시행기관 역량진단’ 결과에서 가장 우수한 A등급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2022년 처음 도입된 ‘ODA 시행기관 역량진단’은 ODA를 수행하는 정부부처를 2년 주기로 평가한다. 국가유산청은 202년에는 C등급을 받았지만 이번에 두 단계 향상됐다.
국가유산청 측은 “지속적인 ODA 예산 확대를 통해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ODA 운영위원회 구성 및 성과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등 ODA 사업성과를 안정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구축한 점 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의 ODA 예산은 2023년 47억 9000만 원에서 2024년 130억 8000만 원으로 173%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131억 1000만 원으로 증가율이 다소 주춤했다. 정부 ODA 대비 국가유산청 ODA 예산 비중은 2023년 0.1%에서 2024~2025년 0.2%로 증가한 상태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 부처는 2007년 베트남 후에 황성 태화전 등의 디지털 복원으로 국가유산 ODA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훈련 연수회(워크숍) 개최, 2013년 라오스 홍낭시다 보수복원, 2020년 우즈베키스탄 박물관 역량강화와 환경개선 지원, 2023년 키르기즈공화국 전통공예 전승 활성화 사업 등으로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은 안정적인 ODA 운영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성과를 거뒀는데 먼저 2023년에는 국제개발협력 민간 전문가 9명이 포함된 ‘국가유산청 ODA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주기적으로 ODA 성과와 개선방안을 점검했다. 이외에도, 우간다·네팔 등 중점협력국을 대상으로 수원국이 한국정부에 원하는 ODA 내용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대한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기후변화 등 국제적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사업 개발 절차(프로세스)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에는 캄보디아 압사라청과 문화유산 교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앙코르유적의 심장인 앙코르와트 보존복원사업에 착수했다. 또한, 1400년 전 한-우즈베크 문화교류의 증거인 아프로시압 궁전벽화가 있는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전면 환경 개선공사를 지원해 59년 만에 재개관하였으며, 이집트 라메세움 신전 탑문 발굴조사를 통해 신전의 전체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 단서를 확보하였다. 2013년부터 이어온 라오스 홍낭시다 ODA는 사원의 봉안소와 답도(통로) 복원정비를 완료하며 국무조정실의 ODA 우수사례 중 하나로 선정됐다.
2025년 올해는 1700년 전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마라난타 스님을 매개로 한 한국-파키스탄의 역사적인 인연을 디지털로 만나볼 수 있는 ‘파키스탄 문화유산 디지털 홍보관(가칭)’과 캄보디아에서 진행된 한국 등 세계 여러 국가의 국가유산 분야 ODA 성과를 소개하는 홍보관, 그리고 키르기즈공화국 내 전통공예센터 개관을 앞두고 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ODA 일환으로 제작한 보존관리 종합이론서(영어·우즈베크어)를 실크로드 국제관광문화유산대학교(우즈베키스탄 소재)의 부교재로 활용하는 등 ODA 성과 확산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2년간의 국가유산 ODA 분야의 양적·질적 성장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국가유산 분야의 국제개발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 이행에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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