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 12일 일부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를 발표한 이후 서울 권역별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과 인접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경우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외곽은 아직 뚜렷한 반등이라고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거래량 변화에 따라 수도권 인기 지역 아파트값도 들썩거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의뢰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후 서울 아파트 매맷값을 비교해본 결과, 종전 최고가 대비 거래가격 구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토대로 이달 11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다. 동일기간 분석을 위해 올해 1월 17일부터 2월 11일까지와 2월 12일부터 3월 10일까지를 비교했다. 종전 최고가는 2006년부터 2024년까지 거래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종전 최고가 대비 거래가격 구간을 70% 미만, 70% 이상 80% 미만, 80% 이상 90% 미만, 90% 이상 100% 미만, 100% 이상으로 나눴다. 해제 전후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3121건, 2787건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전후 전 고점 대비 거래 비중을 집계한 결과, 70% 미만과 70% 이상 80% 미만에서 각각 5%와 15%로 같았다. 80% 이상 90% 미만에서도 33%와 32%로 별 차이가 없었다. 90% 이상 100% 미만은 31%로 동일했다. 100% 이상도 16%와 1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초와 비교했을 때 지정 해제 후 전 고점에 근접한 거래가 특별히 많아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물론 강남권과 비강남권 간 분위기에서 차이는 있다. 서초구에서 전 고점 대비 100% 이상 가격에서 거래된 비중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전 44%에서 해제 후 57%로 급등했다. 송파구에서도 18%에서 26%로 크게 올랐다. 강남구 역시 42%에서 49%로 상승했다. 강남3구와 강남권을 형성하는 강동구에서도 9%에서 16%로 뛰었다. 이른바 ‘잠삼대청’ 지역에 대한 구역 지정 해제에 따른 매수 온기가 서초구와 강동구까지 확대된 것이다.
매수 온기가 한강 인접 자치구로 옮겨붙으면서 ‘마용성’ 중 하나인 성동구에서 전 고점에 근접한 거래들이 체결되고 있다. 전 고점 대비 90% 이상 100% 미만 거래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전후로 46%에서 56%로 뛰었고, 100% 이상 거래도 15%에서 18%로 올랐다. 마포구 대흥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마포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속속 체결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강남권과 ‘마용성’ 등 서울 중심부를 제외하면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아직 완전한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강남 매매가 활발해지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에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기는 하지만 상승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노원구 거래량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전후 큰 변화가 없고 전 고점 대비 100% 이상 거래 비중도 4%에서 2%로 감소했다. 동대문구도 7%에서 3%로 줄었다.
다만 경기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2월 한 달 동안 9105건을 기록했다. 아직 2월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이 보름가량 남은 점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과천의 경우 2월 거래량(118건)이 1월(54건)의 2배를 넘어서 경기도 인기 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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