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매집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 혼란으로 미 증시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한 가운데 이를 대체할 것으로 주목받는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세계 시장에서 금 상장지수펀드(ETF) 유입액이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대폭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그린란드 합병 논란, 우크라이나 종전 등 여러 급진적인 정책으로 시장의 자금 흐름이 바뀌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세계금위원회(WGC) 자료에 따르면 유럽 시장 금 ETF의 금 보유량은 1334톤(t)으로 올해 들어 3.6% 늘었다. 2021~2024년 대폭 감소세를 보이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미국 금 ETF의 금 보유량도 약 1649톤으로 올해 4.3% 증가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자금이 관련 상품에 유입되면서 ETF 운용사들이 실물 금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금 ETF 신규 자금 유입은 유럽 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정책 격변으로 전통적으로 주식 투자를 선호하던 미국 투자자들까지 금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삭소 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 전략 책임자는 “특히 서구 지역의 투자자들은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와 증시에 대한 공포가 나타나면서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2022년 이후 투자자들은 금을 떠났지만, 다른 시장도 약세를 보이고 앞으로 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헤라우스 메탈의 알렉산더 줌페 귀금속 트레이더도 “미국에서는 글로벌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에 대한 신뢰가 강해 투자자들의 우려가 덜하다”면서도 “북미 금 ETF 투자금이 늘어난 것은 미국에서도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과매수 구간이라는 진단도 있다. WGC의 존 리드 수석 전략가는 “온스당 3000달러 이상 가격을 유지하려면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소매 금괴 수요가 늘고 중앙은행 매수가 더 강화돼야 한다”며 “다만 올해 독일에서만 실물 금괴 및 주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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