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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후티' 10년 버틴 ‘홍해의 난적’ 이번엔 무너뜨릴까[글로벌 왓]

10년간 사우디·이스라엘 제압 실패

트럼프 행정부 "끝까지 간다" 경고

후티, 미 항모에 드론 공격 등 반격

이란 지원 여부가 최대 변수 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명령을 내린 15일(현지시간) 미 군함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를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10년 가까이 외세의 공격을 버텨 온 후티를 굴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 사우디아라비아와 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까지 수천 번의 군사작전으로 후티를 제거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 군사 작전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후티를 무너뜨리면 중동 내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한편 나아가 이란을 중심으로 한 ‘악의 축’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후티 대변인은 "미 해군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는 미군의 170차례 공습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후티의 반격은 미군에 아무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미군 당국자는 후티가 발사한 드론 11기를 F-16 및 F-18 전투기로 격추했고, 일부 미사일은 비행 중 오작동으로 바다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은 수도 사나를 비롯해 예멘 전역의 후티 반군 거점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 후티 보건부는 미군의 공습으로 최소 53명이 숨졌으며 사망자에는 어린이 5명과 여성 2명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후티를 ‘해적 무리’라고 규정하고 이 무리가 홍해에서 서방 선박을 공격할 능력을 상실할 때까지 대대적인 공습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후티 수장 압둘 말리크 알후티 역시 TV연설에서 "미국이 예멘 공습을 계속하는 한 후티도 홍해에서 미 선박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후티, ‘이란의 대리군’인가 ‘예멘의 강자’인가


루비오 국무장관은 그동안 후티가 미 해군 군함에 대해 174차례 공격을 가했고, 글로벌 상선에 대해서는 145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강 미군을 건드린 후티 반군은 어떤 단체일까.

후티는 단순한 무장 단체가 아닌 예멘 북부를 장악한 강력한 정치·군사 세력으로 1990년대 ‘안사르 알라’라는 이름으로 결성됐다. 예멘의 시아파 소수 민족인 자이디파를 대변하며, 2014년부터 예멘 정부군을 상대로 본격적인 내전을 벌여왔다.

이들은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연합군과 전쟁을 치렀고, 사우디가 수천 차례의 공습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거점을 사수했다. 미국과 영국도 지난해 홍해에서 후티를 겨냥한 폭격을 가했지만, 후티는 오히려 공격 강도를 높이며 이스라엘 및 서방 선박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후티가 이처럼 강력한 세력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의 일원이어서다. 후티는 이란이 드론 및 미사일을 밀반입하고 군사 훈련을 제공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후티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케임브리지 대학의 엘리자베스 켄달 박사는 “이란의 무기와 정보 지원 없이는 후티의 작전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후티 굴복' 목표했던 국가들, 왜 실패했나


중동 국가들과 서방은 눈엣가시인 후티를 제거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2015년부터 7년간 후티를 제거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공습과 지상전을 병행했지만, 후티는 게릴라전과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대응하며 끝까지 버텼다.

바이든 행정부도 후티를 견제하기 위해 공습을 감행했지만, 확전을 피하려는 신중한 접근이 오히려 후티의 도발을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스라엘 역시 가자 전쟁이 발발한 이후 후티의 홍해 봉쇄에 맞서 공습을 단행했지만, 후티는 오히려 공격 강도를 높이는 등 서방의 압박을 정면 돌파했다. 미국의 중동 안보 전문가 모하메드 알바샤는 “후티는 단순한 반군이 아니라, 사우디·이스라엘·미국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강력한 무장 세력”이라며 “대규모 공습만으로 이들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후티 소탕작전’, 또 다른 전쟁의 불씨 될까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어느 때보다 후티에 강경한 공세를 펼치겠다고 선언하며 후티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게 됐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후티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때까지 공습은 무기한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가 쉽게 무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이란이 후티에 대한 지원을 유지할 경우, 후티는 중동 내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전선을 확대하며 미국을 장기적인 소모전에 끌어들일 수도 있다. 게다가 후티는 사우디, UAE, 이스라엘, 미국까지 대적해온 경험이 있으며, 과거 수천 차례의 공습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미군의 공습이 오히려 후티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미국을 향한 반미 정서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티가 장기전을 이어갈지는 결국 이란의 지원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년간 강력한 적들과 맞서 살아남아 온 후티를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작전이 다른 모두가 실패한 곳에서 성공할지, 아니면 또 다른 중동 전쟁의 불씨가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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