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등 5대강 주변 유행지역 주민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당국은 과거 간디스토마로 알려졌던 간흡충의 경우 심하면 담관암까지 유발할 수 있는 등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지역 보건소, 한국건강관리협회와 협력해서 민물고기 생식 문화가 있는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전국 39개 시·군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국은 매년 3~10월 유행지역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를 위해 검체를 수거하고 진단검사를 실시하며 12월 사업 평가대회를 통해 결과를 발표한다. 감염이 확인된 양성자에게는 간흡충 양성자관리시스템(Clo-Net)을 통한 투약 및 재검사 등 감염자 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국내에서 장내기생충 감염병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간흡충이다. 유행지역 하천의 자연산 민물고기를 생식하면서 감염되며 만성적 담도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담관암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간흡충을 생물학적 발암원인체 1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질병청은 이에 2005년부터 간흡충 유행지역을 중심으로 실태조사와 치료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간흡충 감염률은 실태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5년 9.1%에서 지난해 2.3%로 크게 줄었다. 다만 질병청은 “일부 유행 빈발 지역 중심으로 여전히 5% 이상의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지난해 조사에서 감염률이 9% 이상으로 나타난 지역에서 해당 시·군 보건소 및 사업지원단의 협조를 받아 전수조사 및 예방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아울러 지역 하천의 자연산 민물고기 감염률 등 위험요인 분석을 추진하여 예방관리 근거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자연산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염 의심 시 각 지역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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