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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먹어야 더 따듯한 밥…"힐링 한 숟갈 하실래요"

◆리뷰 :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궁극의 국물' 찾아나선 혼밥러

보트 타다 조난…한국 섬 흘러가

주민들 대접에 밥의 의미 되새겨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스틸컷. 사진 제공=빌리언스플러스




오로지 먹는 것에 몰입하는 ‘혼밥’과 홀로 떠나는 미식 여행을 운치 있는 취향이자 ‘소확행’이라는 문화 현상으로 만들었던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먹방’ 콘텐츠가 유난히 사랑을 받는 우리나라에서도 ‘고독한 미식가’의 인기는 뜨겁다. 주인공 이노가시가 고로 역을 맡은 마츠시게 유타카는 한국의 예능에 출연할 정도로 한국이 사랑하는 일본 배우다.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스틸컷. 사진 제공=빌리언스플러스


19일 개봉하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영화 버전이다. 그런데 13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혼밥’의 매력이 아닌 함께 먹는 밥의 힘, 그리고 함께 밥을 먹었던 이들과의 추억을 소환해 밥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다정하고 따뜻한 힐링 무비였다. ‘혼밥’을 해도 사랑했던 이와 함께 했던 순간을 떠올린다며 결코 ‘혼밥’ 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난 후 문득 소설가 황석영이 산문집 ‘황석영의 밥도둑’에서 “음식은 사람끼리의 관계이며 시간에 얽힌 기억들의 촉매”라고 한 말이 떠오른 이유다. 실제로 영화에서 주연 배우이자 연출까지 맡은 마츠시게는 간담회에서 “무엇인가 맛을 봤을 때 맛있었다는 기억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스틸컷. 사진 제공=빌리언스플러스




영화는 고로가 옛 연인 사유키의 딸로부터 연락을 받고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잠을 자느라 기내식 두 끼를 먹지 못해 완전한 공복 상태로 파리의 맛집을 찾아 헤매다 본능적으로 고른 맛집에서 어니언 수프와 부르기뇽을 먹고 감동하는 사이 사유키의 딸이 나타난다. 식사 후 사유키의 집을 방문했는데 사유키의 아버지는 그를 보자마자 어린 시절 먹던 ‘잇짱지루’라는 국물을 찾아 달라고 황당한 부탁을 한다. 얼떨결에 청을 수락을 한 고로는 ‘잇짱지루’를 찾기 위해 다시 일본으로 향한다. ‘잇짱지루’를 찾는 과정에서 패들 보트를 타다 조난을 당하고 한국의 남풍도, 거제도를 거쳐 다시 도쿄로 돌아오는 동안 고로는 주민들에게 도움을 받아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한다. 그러면서 전혀 모르는 이들로부터 따뜻한 한 끼를 대접받고 ‘혼밥’이 아닌 함께 하는 밥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러는 사이 자신이 왜 ‘잇짱지루’를 찾아 달라는 노인의 부탁을 수락했는지 깨닫게 된다. 정체불명의 ‘잇짱지루’는 노인이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먹었던 추억이라는 것, 그리고 노인에게 그 추억을 가져다 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영화는 ‘궁극의 국물’을 찾아 나서는 고로의 ‘짠내’ 나는 모험을 중심으로 흘러 가면서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함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더 크로마니용즈가 참여한 주제곡 ‘공복과 나’는 강렬한 멜로디와 시원한 보컬, 코믹한 가사로 유쾌함을 더한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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