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특별연장근로의 최대 인가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번 제도 개선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한 반도체특별법 내 주 52시간 예외 추진이 국회에서 공전하는 데 따른 대안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동진쎄미켐 연구개발(R&D)센터에서 ‘반도체 연구개발 근로시간 개선 간담회’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특별연장근로와 관련해 “업계 설명을 들어보면 현행 3개월은 R&D 성과가 나오기 짧고, 6개월 정도면 기업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인 것 같다”며 “입법은 오래 걸리지만 이 부분(인가 기간)은 행정 조치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단체들이 정부에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간 확대를 요청한 데 따른 일종의 화답이다.
김 장관의 발언은 R&D를 위한 특별연장근로 시 총인가 기간 1년에서 나눠 쓸 수 있는 최대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겠다는 의미다. 바뀐 방식대로라면 1년 동안 3개월씩 네 번 쓸 수 있던 특별연장근로는 6개월씩 두 번 쓸 수 있다.
특별연장근로는 주52시간(법정 40시간+연장 12시간)의 적용을 예외로 둘 수 있는 제도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고용부 장관 인가와 근로자 동의를 거쳐 주 최대 62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다. 정부는 2020년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인한 근로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경영계의 요구로 특별연장근로 인정 사유를 1개에서 5개로 늘렸다. 반면 노동계는 특별연장근로에 대해 장시간 근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입한 주52시간제를 형해화할 수 있다며 제도 자체의 폐지를 요구해왔다.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두고서도 경영계는 어렵다고, 노동계는 쉽다고 대치하고 있다.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제도 완화와 별개로 반도체특별법 내 주52시간제 예외를 기존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특별연장근로 제도 보완은 임의적인 조치”라며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