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이 상품 가격에 전가되면서 미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농산물의 절반 이상은 과일과 채소 등으로 식료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설탕과 커피, 코코아, 기타 열대 농산물의 비중이 15%에 달한다. 이들 제품은 미국 내 생산이 거의 없어 수입 의존도가 큰 만큼 글로벌 무역 정책의 변화에 따라 가격이 요동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육류 가격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이다. 미국은 건조한 날씨로 목초지가 마른 탓에 사육 두수가 195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고기 수입에 더욱 의존하게 됐는데 주로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뉴질랜드 등지에서 들여온다. 가뜩이나 오른 커피 가격도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국경을 넘나들며 유통되는 디카페인 커피의 경우 비용이 더 상승할 수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원두가 로스팅을 거쳐 캐나다에서 디카페인 가공을 통해 미국으로 유통되는 까닭이다. 재고를 쌓아 놓기 힘든 신선 식품의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 대형마트 체인 '타겟'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코넬은 "(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되면)멕시코에서 수입되는 과일과 채소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는 관세로 저소득 소비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에는 다양한 소득 수준이 있다. 하위권에 있다면,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더 큰 좌절과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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