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뒤를 이어 차기총리로 선출될 예정인 마크 카니 캐나다 자유당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격’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트럼프가 성공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니 대표는 9일(현지시간) 캐나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 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뒤 첫 연설에서 “우리의 경제를 약화하려 시도하는 누군가가 있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가 만드는 것, 우리가 파는 것, 우리가 생계를 유지하는 방식에 부당한 관세를 부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캐나다의 가계와 노동자와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가 성공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행정부에서도 미국의 관세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캐나다 정부는 정당하게 보복 조치를 했으며, 우리의 관세는 미국이 받는 충격은 극대화하고 캐나다의 충격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나의 정부는 미국이 우리에게 존중을 보여줄 때까지 우리의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해선 “미국은 캐나다가 아니다”라며 “캐나다는 절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어떤 형식으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와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연이어 지낸 카니 대표는 비록 정치 신인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대응할 ‘경제통’으로 급부상해 이날 당대표 선거에서 85.9%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카니 대표는 집권 여당인 자유당의 대표가 됨에 따라 트뤼도 현 총리의 뒤를 이어 이번 주 중 24번째 캐나다 총리로 공식 선출돼 취임할 예정이다.
다만, 그는 오는 10월까지는 총선을 치러야 한다. 대표 선거 기간 카니는 “선거 후 바로 총선을 실시해 트럼프의 관세 전쟁에 맞서기 위한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캐나다는 곧장 조기 총선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자유당이 야당인 보수당에 뒤지고 있지만, 그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 보수당이 40% 대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자유당 지지율은 기존 20% 대에서 최근 30% 대로 급상승했다. 캐나다 여론조사 기관 앵거스 리드 연구소에 따르면 트럼프를 상대하기 적합한 인물로 캐나다인 43%가 카니를 선택했다. 보수당 대표인 피에르 폴리에브를 선택한 비율은 34%였다.
트럼프에 대한 강경 대응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인 만큼 카니 주도의 자유당은 지금의 기세를 몰아 총선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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