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올 1분기 미국의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투자 자금이 오픈AI 등 일부 대표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신생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는 300억 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오픈AI와 AI 연구 기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 방위 기술 스타트업 안두릴 등도 투자 라운드가 진행되고 있어 약 500억 달러 규모가 추가로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벤처캐피털 업체들은 지난 4분기 약 800억 달러를 투자해 2년 간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벤처캐피털 투자는 2021년 3580억 달러로 연간 최고를 기록했으나 이후 침체기를 보냈다. 실리콘밸리 대형 벤처캐피털 업체인 제너럴 카탈리스트의 헤만트 타네자 대표는 “AI는 신생 기업들을 더 나은 기업으로 만들게 하는 변혁의 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투자기업이 지금보다 합리적으로 10배 성장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며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였다. 따라서 합리적인 투자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벤처투자는 일부 기업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피치북의 카일 스탠퍼드 연구 이사는 “작년 4분기 투자 중 오픈AI와 xAI, 데이터브릭스 등 6개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면서 “벤처캐피털 투자를 주도하는 기업은 일부 엘리트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한번 투자한 기업에 연속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오픈AI는 소프트뱅크와 260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400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성공할 경우 작년 말 데이터브릭스의 자금조달 규모 100억 달러를 넘는 역대 최대가 된다. 지난해 여름 펀딩에 성공한 안두릴도 당시의 두 배가 넘는 기업 가치 300억 달러 이상을 인정받아 최소 20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