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고령화 위기를 먼저 겪은 일본은 뇌졸중 환자가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뇌출혈과 뇌경색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AI)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요. "
7일(현지시간) 오후 일본 오사카 국제 컨벤션센터. 일본뇌졸중학회(Stroke 2025)와 함께 열린 한일 합동 뇌졸중 컨퍼런스(KJJSC 2025)에서 제이엘케이(322510)의 이브닝 세미나 연자로 나선 마나부 이노우에(Manabu Inoue) 일본 국립심뇌혈관센터 교수는 "일분일초를 다투는 급성기 뇌졸중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AI 솔루션이 도입되면 일본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발 앞서 제이엘케이의 솔루션을 도입한 한국 의료진들로부터 현장 사용 경험을 전해 들은 일본의 뇌졸중 전문가들은 현지 도입 시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뇌졸중은 세계적으로 3초에 1명씩 환자가 발생하는 흔한 병이다. 특히 일본은 고령화의 영향으로 뇌졸중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면서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뇌졸중은 골든타임 사수 여부가 후유장애와 직접 연관된다. 전체 뇌졸중의 약 70%를 차지하는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약이 가능한 시간인 ‘증상 발생 후 4.5 시간’에 불과하다. 병원을 방문해 검사와 약물을 준비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증상 발생 후 최소 3시간 이내 방문해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일본 내 주요 병원들은 급성기 뇌졸중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병원들은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뇌졸중을 신속하게 진단해 치료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뇌졸중 진단을 도울 수 있는 획기적인 솔루션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국내 대표 뇌졸중 AI 전문기업인 제이엘케이는 이번 컨퍼런스가 일본 의료 AI 시장 진출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6일부터 사흘간 일본뇌졸중학회 주최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는 일본 최대 규모의 뇌졸중 학술 행사다. 양국의 저명한 석학들이 뇌졸중 진단 및 치료 기술에 관한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제이엘케이는 올 2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비조영 컴퓨터단층촬영(CT) 뇌졸중 AI 솔루션인 'NCCT AI 솔루션'의 인허가를 획득했다. 회사 측은 기존에 PMDA 인허가를 획득한 'JLK-CTP'와 'JLK-PWI' 등과 함께 이번 솔루션을 적용하면 일본 의료 시장 내 뇌졸중 진단 워크플로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조영CT는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했을 때 조영제를 쓰지 않고 가장 먼저 진행하는 영상검사다. 빠르고 정확한 분석이 핵심으로 꼽힌다. 촬영된 비조영CT 영상에서 나타난 고음영과 저음영 영역을 찾아내고 해당 영역의 부피를 계산함으로써 더욱 정밀한 뇌졸중 진단이 가능하도록 돕기 때문에 일본 현지 의료진의 관심이 높다.
현장 참석자들에 따르면 행사 기간 마련된 제이엘케이의 전시부스는 일본 의료진 및 관계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대한뇌졸중학회 관계자는 “일본 의료계에서 AI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했다"며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솔루션이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걸 보니 새삼 놀라웠다”고 말했다.
회사는 Stroke 2025에서 뜨거운 현지 반응을 확인한 만큼, 일본 의료 시장 진출의 속도를 높이고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추진 중인 PMDA 인허가 신청 획득과 더불어 일본 유명 상사 및 의료기기 전문 자회사들과의 대리점 계약을 마치는 등 일본 내 공급망을 넓혀나갈 절차를 밟고 있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이번 Stroke 2025 참가는 제이엘케이가 일본 시장 침투를 본격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PMDA 인허가를 획득한 AI 솔루션을 바탕으로 일본 의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현지 의료기기 유통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빠르게 일본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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