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 보기’ 재미를 주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편성이 달라지고 있다. 시리즈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대신 2~4화씩 쪼개서 선보이고, 종영 후 프리퀄 편을 내보내는 등 주로 영화에서 시도했던 전략까지 나오고 있다. 편당 제작비가 500억~600억 원에 달하는 등 제작비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OTT들이 시청자들을 플랫폼에 계속 잡아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아이유·박보검 주연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4화씩 4번에 걸쳐 공개한다. 제작비 600억 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꿈 많고 당당한 애순(아이유 분)과 애순을 향해 우직한 순애보를 보여주는 관식(박보검 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흑백요리사’ ‘솔로지옥’ 등 인기 예능은 쪼개기와 몰아 보기를 결합해 선보였지만 드라마에서는 쪼개기 편성이 거의 없었다. 또 넷플릭스는 최근 ‘도라이버’ ‘미친 맛집’ 등 5개 예능 작품을 ‘일일 예능’으로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의 한 관계자는 “몰아 보기 편성 기조는 당연히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폭싹 속았수다’는 4화씩에 각각 사계절을 담았기에 쪼개기 편성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장르에 따라 전편 또는 쪼개기 공개 등 다양한 편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빙은 매주 2화씩 공개를 유지하는 가운데 요일별 편성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요일에 주로 공개하던 시리즈를 요일별로 펼쳐서 일주일 내내 시청자들을 잡아두기 위해서다. 또 영화가 인기를 끌 경우 주인공들의 전사를 담은 프리퀄을 제작하는 전략도 구사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티빙은 오리지널 ‘원경’의 프리퀄인 ‘원경: 단오의 인연’을 선보였다. 티빙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예능·스포츠 등을 요일별로 선보여 시청자들이 가장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편성을 짜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일요일에 야구 경기가 있으니 월요일에 야구와 연결해 볼만한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치밀하게 시청자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도 올해 처음 선보인 한국 오리지널 ‘트리거’를 2화씩 공개했다. 이전 작품인 ‘무빙’ ‘조명가게’ 등과는 다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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