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국판 엔비디아 국부·국민펀드 조성’ 제안에 대해 “화천대유를 만들자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연세대·고려대 등 9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이 개최한 '2025 대학생시국포럼' 강연에서 “‘엔비디아 (국민 지분) 30%’는 웃기는 소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기면 70%는 민간이 갖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이 대표가 21대 국회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던 일을 반추하며 “당내 일부하고 (검찰이) 다 짜고 한 짓”이라고 발언한 것에도 일침을 놨다. 한 전 대표는 “벌써부터 계엄령 하시네요. (누가 찬성했는지) 색출하겠다고”라며 “그 분(이 대표)은 정말 위험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 가능성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는 “벌써 대통령이 된 것 같다. 계엄도 하고 대통령실 이전도 하고”라고 비꼬았다.
한 전 대표는 최근 정치 문화의 폭력성을 지적하는 질문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민주당이 탄핵 29번을 시도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서로 말을 한 게 아니라 옆에 있는 회칼을 집어 던지는 상황까지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선수교체가 된다면 (진영 간) 더 말초적이고 강력한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행보를 두고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우리는 핵 무장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정도로 가야 한다”며 “미국 행정부는 핵 문제를 해당 나라에 어느 정도 맡기겠다는 뉘앙스가 분명히 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걱정할 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얻어낼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강연에는 고동진·김상욱·김소희·박정훈·배현진·우재준·정성국·정연욱·진종오·한지아 등 국민의힘 의원 10명이 참석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강연을 마친 뒤 학생 250여 명과 대학가 인근에서 닭갈비 오찬을 했다. 참석자들은 점심 값을 각자 내는 더치페이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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