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이 ‘진짜 우크라이나인들의 정장’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SNS에 공개했다.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가 정장을 입지 않은 젤렌스키에게 “잘 차려입었다”고 비꼰 것에 응수한 것이다. 기자 회견이 끝난 후에는 미국 기자가 젤렌스키에게 “왜 정장 입기를 거부했나. 정장이 있기는 한가”라고 무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인들의 정장(Ukraines Have Their Suits)'이라는 문구와 함께 다양한 복장을 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모습을 게재했다. 피투성이가 된 티셔츠를 입고 전쟁 현장을 누비는 의료진, 전투복 차림의 군인, 폐허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있는 구조대, 러시아의 폭격을 받은 발전소에서 일하는 직원 등의 모습이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사진과 함께 “우크라이나인 수십만 명은 자신의 집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스마트한 사무실 복장’을 벗고 군복으로 갈아입었다”라면서 “전쟁 속에서 ‘우크라이나 정장’은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저마다 각자 궁극의 존엄성을 지녔다”고 적었다.
정상회담 정장 논란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이 끝난 뒤에 정장을 입겠다”고 발언한 것에서 착안해 그의 어록이 새겨진 티셔츠까지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발언을 새긴 한정판 티셔츠를 제작해 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티셔츠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국기가 가슴팍에 새겨져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의 게시물과 한정판 티셔츠 제작은 지난달 28일 결국 파국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악시오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정장을 입고 백악관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군복을 입은 채 백악관에 들어서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게 그 이유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우크라이나 국가 상징이 가슴에 새겨진 검은색 긴팔 셔츠와 바지를 입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오늘 잘 차려입었다”고 비꼬았다.
다만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후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등 압박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기를 들었다. 그는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에 “우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지원한 것들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해 상황이 바뀌었음을 기억한다. 우리는 이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광물 협정과 관련한 긍정적인 연락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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