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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지점장 브로커 끼고 수백억대 부실대출

업체 7곳에 자녀 취업 청탁

대우건설 매각서도 큰 손실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 간부가 업체에 대출을 해주면서 자녀 취업을 청탁하거나 브로커를 끼고 수백억 원대 부실 대출을 승인한 사실이 적발돼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또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를 설립해 대우건설을 매각하면서 큰 손실을 봤지만 자회사 임직원들은 수십억 원의 성과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자금 운영 실태(산업은행의 부실 여신 중심) 주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산업은행에 기관 주의를 통보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 산업은행 지점장 A 씨는 2016년에서 2019년까지 자신이 대출을 담당하는 업체 7곳에 딸과 아들을 채용해달라고 청탁했다. 업체 7곳이 산업은행에서 받은 대출은 총 322억 원이며 이 가운데 86억 6000만여 원은 최종 손실 처리됐다. 또 브로커 B 씨의 요청으로 정상적인 대출을 받기 어려운 업체 7곳에 총 286억 원을 대출해줬고 4개 업체가 부실화해 152억 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I의 업무 부실로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도 큰 손실을 봤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경영난에 빠진 대우건설의 지분 50.75%를 3조 2000억 원을 들여 확보한 산업은행은 KDBI를 설립해 1조 40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후 KDBI는 구조조정을 위해 제한 경쟁입찰을 진행했는데 중흥건설은 2조 3000억 원(주당 1만 1200원)을 써내 DS 컨소시엄(1조 8000억 원)을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중흥건설이 2위와의 가격 차이가 5000억 원이나 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고 KDBI는 결국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재입찰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이례적 과정을 거쳐 1차 입찰 때보다 2000억 원 적은 2조 1000억 원에 최종 계약이 체결했고 산업은행은 1조 30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KDBI는 산업은행에서 대우건설 지분을 매수했던 비용보다 70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올렸다는 이유로 임직원 11명에게 최대 16억 원, 평균 4억 원을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투명성을 높이고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관리 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산업은행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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